평일엔 냉장고·세탁기 안내…日 '생활가전 언니' 육상서 깜짝 銀[AG]

가전매장 근무하며 오전엔 훈련…여자 7종경기서 5673점

가지키 나나카(오른쪽). ⓒ 신화=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기자 = 평일 오전에는 운동장을 뛴다. 오후가 되면 가전 매장으로 출근해 냉장고와 세탁기를 판다. 일본의 '생활가전 언니' 가지키 나나카(25)가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6일 일본 스포츠매체 더앤서에 따르면 가지키는 전날(25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7종경기에서 5673점을 얻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일본 기록 보유자인 다나카 유리가 5920점으로 금메달을 따면서 일본은 금·은메달을 동시에 가져갔다.

매체에 의하면 가지키에게는 경기장이 아닌 또 다른 일터가 있다. 일본 가전제품 판매업체 노지마의 '미나미오사와점'이다. 가지키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며 직접 손님을 상대한다.

일과는 빡빡하다.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에는 훈련하고 오후에는 매장에 출근한다. 휴일에는 대회에 나가거나 다시 훈련한다.

처음부터 운동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 3학년 여름까지만 해도 졸업과 함께 육상을 그만두고 공무원이 될 생각이었다. 하지만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로 마음을 바꿨고, 결국 처음으로 일본 국가대표가 돼 아시안게임까지 출전했다.

처음 출전한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가지키는 첫 종목인 100m 허들에서 13초17의 개인 최고 기록을 세웠다. 첫날 4개 종목을 마친 뒤 3360점으로 2위에 올랐고, 둘째 날 창던지기에서도 46m88을 던져 2위를 지켰다.

가지키는 "올해 가장 큰 목표가 메달이었다"며 "다나카와 함께 1·2위를 차지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가전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오히려 운동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계속 훈련과 육상만 생각하다 보면 힘들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손님을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가지키는 이제 여자 7종경기 6000점 돌파와 내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바라본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