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대 깜짝 우승 '금빛 요정' 황서현 "키 커서 135㎝예요"[AG]
한국 체조 40년 만에 평균대 금메달 수확
"서정 언니처럼 다른 세부 종목도 잘하고파"
- 이상철 기자
(나고야=뉴스1) 이상철 기자
"저 키 컸어요. 지금은 135㎝예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평균대 금메달을 목에 건 '금빛 요정' 황서현(17·인천체고)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황서현은 25일 일본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에서 열린 대회 기계체조 여자 평균대 결선에서 14.70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한 금메달이라 너무 기쁘다"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데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체조 역사도 새로 썼다. 황서현은 1986년 서울 대회 서선앵 이후 40년 만에 아시안게임 평균대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평균대에선 큰 경쟁력이 없어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23년 항저우 대회까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기에, 황서현의 금메달은 더욱 값진 결실이다.
황서현은 체구가 작은 체조 선수 사이에서도 작은 편이다. 대한체육회 자료에 따르면 황서현의 공식 프로필 키는 133.8㎝인데 '여고생'은 곧바로 정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서현은 "올해 더 커서 지금 키가 135㎝"라고 힘줘 말했다.
작은 키는 평균대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황서현은 "무게중심이 높으면 평균대 위에서 잘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대로 난 무게중심이 낮아 유리하다"고 했다.
이날 황서현과 경쟁하던 선수가 실수하며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황서현은 "평균대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다른 선수의 연기를 지켜보지 않았으나 전광판을 통해 (경쟁자의) 점수를 봤다. 실수하지만 않으면 메달을 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착지했을 땐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나쁘지 않은 연기를 펼쳐서 (금메달은 아니어도)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평균대만큼은 1등이지만 마루운동, 이단평행봉, 도마 등 다른 종목까지 두루두루 잘하고 싶다고 했다.
황서현은 지난 5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개인종합에서 밀렸으나 종목별 랭킹 포인트를 통해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얻었다.
그는 "네 종목을 다 잘하지 못했는데, 나 때문에 순위권에 든 언니가 출전하지 못했다. 그 부분이 매우 미안하다"고 했다.
이어 "(여)서정 언니는 도마를 잘하고 다른 종목도 평균적으로 상위권에 드는 실력을 갖췄다. 나도 서정 언니처럼 주 종목뿐 아니라 다른 세 종목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서현은 "엄마와 여동생이 경기장에 와서 열심히 태극기를 흔들어 응원해 줬다. 한국에서 경기를 보셨던 아빠가 가장 기뻐하실 것 같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떡볶이를 먹고 싶다. 원래 떡볶이를 잘 안 먹는 편인데, 해외에 나오면 꼭 생각난다"고 웃었다.
황서현은 시니어 무대 데뷔 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제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평균대 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다음 목표는 다음 달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하는 세계선수권이다.
황서현은 "평균대는 유럽보다 아시아가 더 강하다. 세계선수권에 나가 최대한 실수 없이 잘 마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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