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희 파트너'에서 '카누 신성'으로… 김효빈, 데뷔전 2관왕[AG]
조광희와 호흡 맞춘 K4·K2서 나란히 금메달, 한국 카누 새 축
- 김도용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베테랑' 조광희(33·울산광역시청)의 곁에서 노를 젓던 김효빈(25·울산광역시청)이 첫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알렸다. 남자 카약 4인승(K4)과 2인승(K2) 500m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따내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김효빈은 25일 일본 아이치현 미요시호 카누 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누 스프린트 남자 K2 500m 결승에서 조광희와 호흡을 맞춰 1분31초85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은 1분32초176을 기록한 개최국 일본을 0.317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전날에는 조광희, 장상원(인천연수구청), 최민규(국민체육진흥공단)와 함께 K4 500m에 출전해 중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아시안게임에 나선 김효빈은 이틀 동안 두 번이나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올랐다. 조광희와 함께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김효빈이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초등학교 시절 신체 조건이 좋다는 체육 교사의 권유로 카누를 시작한 그는 비인기 종목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한때 깊은 슬럼프를 겪으며 순위와 입지가 크게 떨어졌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과 지도자,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울산광역시청 이승민 감독과 조광희의 믿음은 김효빈이 힘든 시기를 버텨내는 데 큰 힘이 됐다.
김효빈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선수 생활을 돌아보며 "다시 정상에 올라왔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지나 다시 경쟁력을 회복한 경험은 첫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김효빈을 지탱하는 힘이 됐다.
국제무대에서도 조금씩 경쟁력을 키웠다.
2025년 난창 아시아선수권에서 아쉬움을 남긴 뒤 훈련에 매진했고, 2026년 허페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국제대회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금메달로 바꿨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틀 연속 조광희와 함께 금빛 물살을 갈랐다.
K4에서는 네 명이 힘을 모았고, 하루 뒤 K2에서는 조광희와 짝을 이뤘다. 특히 K2는 두 선수의 리듬과 호흡이 기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종목이다.
김효빈과 조광희는 이날 초반 250m 지점을 43초73으로 통과해 카자흐스탄(43초15)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후반부 승부에서 집중력을 발휘해 선두로 치고 나갔고, 막판 일본의 거센 추격까지 뿌리치며 금메달을 합작했다.
조광희에게는 '한국 카누의 간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2014 인천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K1 200m를 연속 제패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추가, 개인 통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4개로 늘렸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김효빈 역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조광희와 함께 K4와 K2를 모두 제패하며 단순한 파트너를 넘어 한국 카누의 새로운 축으로 떠올랐다.
김효빈의 시선은 이미 다음을 향한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목표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목표를 끝까지 이뤄내 '카누'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첫 아시안게임 2관왕은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김효빈에게 가장 선명한 이정표가 됐다. 오랜 슬럼프를 이겨내고 다시 정상에 선 김효빈은 이제 조광희와 함께 한국 카누의 다음 시대를 준비한다.
dyk060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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