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27점 차 대승에 환호…日 카바디, 규정 몰라 '황당 탈락'[AG]

한국전 득실차 통째로 제외…협회도 몰랐던 규정에 1점 차로 4위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동건 기자 = 한국을 27점 차로 크게 이겼다. 일본 선수들은 16년 만의 아시안게임 메달 가능성이 살아난 줄 알고 기뻐했다. 하지만 정작 순위 계산에서는 한국전에서 벌어놓은 득실점 차가 통째로 빠졌다. 일본은 결국 단 1점 차로 탈락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4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카바디에서 일본이 한국을 62-35로 꺾고도 국제카바디연맹(IKF)의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 남자 카바디는 5개 팀씩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준결승에 오른다. 3위 결정전이 없어 준결승에 진출하면 최소 동메달을 확보한다.

일본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을 62-35로 대파했다. 최종 성적은 2승 2패.

이후 대만이 인도에 패하면서 일본과 대만, 방글라데시가 나란히 2승 2패가 됐다. 일본은 한국을 무려 27점 차로 이긴 만큼 득실점 차에서 앞서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일본이 제대로 알지 못했던 '25%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이번 대회 A조에서 한 팀이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은 8점이다. IKF 규정에 따르면 이 중 25%인 2점에 미치지 못한 팀과의 경기에서 나온 득실점 차는 동률 팀의 순위를 가리는 계산에서 제외된다.

한국은 4전 전패로 승점 0에 그쳤다. 이에 따라 일본이 한국전에서 벌어놓은 27점의 득실점 차도 순위 계산에서 빠졌다.

한국전을 제외하고 득실점 차를 다시 계산하자 희비가 엇갈렸다. 대만은 -13, 방글라데시는 -25, 일본은 -26이 됐다.

결국 일본은 방글라데시에 단 1점 뒤졌다. 대만이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고 일본은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선수단이 이 규정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 카바디협회는 대회 규정을 지난 6월 전달받았지만 '25%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 협회가 해당 규정을 정확히 파악한 것도 23일 대만전이 끝난 뒤였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참가 팀이 적어 리그전 자체가 거의 없고 국제대회에서도 실제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에게도 규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일본 선수들은 한국을 큰 점수 차로 이기면 준결승에 오를 수 있다고 알고 경기에 나섰다. 실제로 27점 차 대승을 거두자 선수들과 관중은 메달 가능성이 살아난 것으로 알고 환호했다.

그러나 경기 뒤 한국전 득실점 차가 순위 계산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일본은 한국을 크게 이기고도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 카바디협회는 "규칙에 대한 이해 부족과 협회 내부의 연계 부족으로 혼란을 일으켰다"고 사과했다.

이어 "규정을 다시 점검하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남자 카바디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16년 만의 메달을 노렸지만, 경기력이 아닌 규정 숙지 부족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발목을 잡혀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