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경이 빌려준 립스틱, 박시은이 손 벌벌 떨며 부러뜨린 사연[AG]
평영 200m 銀…펑펑 울며 시상대로
한다경 "밥이라도 사서 갚아라"
- 안영준 기자
(도쿄=뉴스1) 안영준 기자 = "립스틱을 바르다 손이 떨려서 부러졌다. 하나 사드려야 할 것 같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박시은(19·강원도청)이 한다경(26·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이 빌려준 립스틱을 사용하다 부러뜨렸다. 은메달을 향한 박시은의 벅찬 감정과 그를 챙긴 대표팀 팀 동료애를 모두 엿볼 수 있는 '웃픈' 사연이다.
박시은은 24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 결선에서 2분22초69를 기록,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는 지난해 부산 전국체육대회에서 문수아(서울체고)가 세운 종전 한국 기록 2분23초21을 0.52초 앞당긴 한국 신기록이다.
박시은은 120m 구간까지 선두로 역영했지만 막판 가토 고토미에게 추월을 허용했고, 2분22초57의 가토에게 불과 0.12초 차이로 금메달을 내줬다.
박시은은 결과 및 기록을 확인한 뒤 펑펑 눈물을 쏟았다. 한참 동안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그는 이후 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와 메달 시상식까지 모두 마치고 돌아온 뒤에도 아쉬움으로 감정이 격양된 상태였다.
그러나 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 때와 메달 시상식을 마치고 다시 만났을 땐 립스틱을 바르는 등 얼굴은 '정돈(?)'돼 있었다.
여전히 충혈된 눈의 박시은은 "(한)다경 언니가 입술이라도 바르고 올라가야 된다면서 급히 립스틱을 빌려줬다"면서 "그런데 계속 감정이 격양돼 있어서 손이 벌벌 떨렸고, 결국 립스틱을 바르다 부러졌다. 하나 새로 사 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주변을 웃게 했다.
정신없는 후배를 따뜻하게 챙긴 한다경은 자신도 이후 여자 계영 800m 결선에서 조현주(경북도청), 허연경(대전시설관리공단), 이송은(전북특별자치도체육회)과 호흡을 맞춰 동메달을 따냈다.
"동메달 땄으니 새 립스틱 안 돌려받아도 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짓궂은 질문에 한다경은 "립스틱을 부러뜨려놨더라"면서 "그래도 (시은이가) 밥이라도 사는 것으로 갚아야 한다"고 웃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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