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판잔러가 김영범에게 "다음 아시아 챔피언은 너"[AG]

계영서 인상적 경기…자유형 100m에선 0.04초 차
키링 받고 좋아했던 소년이 '다음 황제'로 지목

22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400m 혼계영 결승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의 김영범이 관중석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6.9.22 ⓒ 뉴스1 김민지 기자

(도쿄=뉴스1) 안영준 기자 = 중국 수영의 '영웅' 판잔러(22)가 한국 수영의 미래 김영범(20·강원도청)을 향해 "다음 자유형 100m 아시아 챔피언은 너"라고 말했다. 1년 전만 해도 '우상' 판잔러에게 키링을 받고 기뻐했던 김영범은 이제 그와 불과 0.04초 차 승부를 펼치고, 직접 '다음 챔피언'이라는 찬사까지 들을 만큼 성장했다.

김영범을 포함해 황선우-양재훈(이상 강원도청)-김지훈(대전광역시청)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24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400m 결선에서 3분11초6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년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은메달을 수확한 의미 있는 성과였다.

특히 마지막 영자 김영범은 3위로 물에 뛰어든 뒤 막판 무서운 스퍼트로 일본을 추월, 한국을 2위로 끌어올리는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경기 후 시상대에서는 금메달을 딴 중국(3분10초60)과 한국, 동메달을 획득한 일본(3분11초96) 선수들이 서로 장난을 치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판잔러는 김영범, 황선우 등에게 먼저 다가가 친근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판잔러는 김영범에게 특별한 한마디를 건넸다.

김영범은 "판잔러가 '다음 자유형 100m 아시아 챔피언은 너'라고 말해줬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24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400m 계영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양재훈, 김지훈, 김영범, 황선우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9.24 ⓒ 뉴스1 김민지 기자

판잔러의 말은 단순한 덕담만은 아니었다. 김영범은 이번 대회에서 판잔러를 위협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줬다.

김영범은 지난 20일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판잔러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반환점인 50m 구간을 22초81로 가장 먼저 통과하며 금메달을 눈앞에 뒀으나 막판 판잔러의 추격을 허용했다.

판잔러가 47초61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영범은 불과 0.04초 뒤진 47초6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년 전만 해도 '우상' 판잔러에게 키링을 선물 받은 것만으로도 즐거워했던 소년이 이제는 그와 대등하게 경쟁하고, 판잔러로부터 직접 '다음 챔피언'으로 지목받을 만큼 성장한 것이다.

김영범은 "판잔러와 이야기도 나누고 그런 좋은 말까지 들어 행복했다"고 웃었다.

20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시상식에서 은동메달을 획득한 황선우가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판잔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0 ⓒ 뉴스1 김민지 기자

판잔러와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마주친 황선우도 이날 시상대에서 그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장난을 쳤다.

황선우는 "판잔러가 먼저 다가오고 장난치는 걸 좋아한다. 한국말로 '오빠'라고 하면서 장난치더라"며 웃은 뒤 "경기가 끝나고 나서는 친한 형, 동생처럼 대화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날 계영 400m에서 1번 영자로 나선 황선우 역시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첫 100m 구간을 개인 최고 기록인 47초50에 통과하며 한국의 은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황선우는 "오후에 몸을 풀 때부터 감이 좋아서 베스트 기록을 깰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다"며 "오늘 경기가 1%의 자신감을 준 것 같다. 이제 나머지 99%는 2년 동안 더 노력해서 보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