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잔러 키링 받고 좋아하던 김영범…1년 만에 AG 정상에 섰다[AG]
100m 은메달 이어 50m에서 첫 金
195㎝의 압도적인 신장, 한국 수영에서 볼 수 없었던 피지컬로 기대
- 안영준 기자
(나고야=뉴스1) 안영준 기자 = 불과 1년 전만 해도 '수영 영웅' 판잔러(중국)에게 키링을 받고 좋아하던 소년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수영의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단거리 샛별' 김영범(강원특별자치도청)의 성장 속도가 무섭다.
김영범은 21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50m 결선에서 21초66의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예선부터 심상치 않았다. 김영범은 이날 오전 21초71을 기록,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지유찬(대구광역시청)이 금메달을 딸 당시 세운 종전 대회 기록(21초72)을 0.01초 앞당겼다.
전체 1위로 결선에 오른 김영범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자신의 기록을 다시 0.05초 줄이며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항저우 대회에서 혼계영 400m와 계영 400m 은메달을 따냈던 김영범은 전날 이번 대회 자유형 100m에서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마침내 50m에서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6년생으로 한국 남자 계영 대표팀의 막내인 김영범은 사실 하루 전에도 금메달에 닿을 뻔했다. 상대는 세계 정상급 단거리 스타이자 중국 수영의 상징인 판잔러였다.
김영범은 20일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반환점인 50m 구간을 22초81로 가장 먼저 통과했다. 후반에도 선두를 유지했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판잔러의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판잔러가 47초61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김영범은 불과 0.04초 뒤진 47초6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세계적인 스타 판잔러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한 레이스였다.
그리고 하루 만에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50m에서는 누구에게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자신의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영범에게 판잔러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김영범은 과거 판잔러와의 인연을 떠올리며 "2025 세계선수권 당시 탈의실에서 판잔러에게 키링을 받았다. (황)선우 형이 받는 과정에서 같이 받은 것뿐이었지만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1년 만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김영범은 100m에서 판잔러를 0.04초 차까지 몰아붙이는 경쟁자로 성장했고, 하루 뒤 50m에서는 자신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영범의 금메달은 한국 수영 단거리에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결과이기도 하다.
김영범의 가장 큰 무기는 한국 선수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신체 조건이다. 신장 195㎝, 체중 90㎏에 발 크기는 300㎜, 윙스팬은 무려 216㎝에 달한다. 긴 팔과 큰 체격은 폭발적인 스피드가 중요한 단거리에서 강력한 무기가 된다.
수영계에서도 김영범이 처음 두각을 나타낼 때부터 "곧 괴물 같은 선수가 될 것"이라며 잠재력에 주목했다.
큰 무대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자신감까지 갖췄다. 출전하는 대회마다 목표를 금메달이라고 당당하게 밝힐 만큼 승부욕도 강하다.
그동안 김영범에게 부족했던 것은 국제종합대회 금메달이었다. 그리고 21일 도쿄에서 마침내 마지막 퍼즐까지 맞췄다.
판잔러에게 키링을 받고 좋아했던 소년은 이제 세계적인 선수와 당당히 경쟁하고 아시안게임 정상에 서는 선수로 성장했다.
이제 막 스무 살. 김영범의 질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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