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노쇼'에 체면 구긴 日…"이러다 올림픽·월드컵 유치 못해"[AG]
日 스포츠계도 우려…"일본의 신뢰 하락 '흑역사'"
컨테이너 숙소부터 버스 노쇼·북한 국가 연주까지 연일 '논란'
- 신윤하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기자 = 버스 '노쇼'부터 컨테이너형 숙소 논란,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연주되는 사고까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연일 운영 문제가 불거지자 일본 내부에서도 향후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히가시스포웹'은 21일 "아시안게임에서 다수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향후 일본이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는 개막 전부터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선수단 숙소였다. 이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별도의 대규모 선수촌을 조성하지 않고 호텔과 컨테이너형 숙소, 크루즈선 등을 활용했다.
하지만 컨테이너형 숙소의 비좁은 공간과 시설을 놓고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2m도 되지 않는 침대 탓에 장신의 농구 선수들이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고, 일부 선수들은 숙소를 제때 배정받지 못해 공항이나 크루즈선 로비 바닥에서 잠을 자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회가 시작된 뒤에도 황당한 운영은 계속됐다.
지난 18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 하키 A조 조별리그 한국과 방글라데시의 경기에서는 경기 전 애국가 대신 북한 국가가 흘러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직위는 이후 한국 선수단을 직접 찾아 사과했지만, 바로 다음 날인 19일 또 국가 연주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
아이치현 이나자와 엔트리오 고세이 메모리얼 체육관에서 열린 한국과 홍콩의 여자 핸드볼 경기에서는 경기 전 국민의례 때 양 팀의 국가가 모두 재생되지 않았다.
20일에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피해를 봤다.
한국은 이날 개최국 일본과의 남자농구 결승을 앞두고 오전 슈팅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대표팀에 배정된 버스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훈련장으로 이동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결승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예정했던 훈련을 취소해야 했다.
공교롭게도 결승 상대가 개최국 일본이었던 탓에 한국 일각에서는 고의적인 '훈련 방해'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왔다. 다만 버스 미배차가 고의적이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도 흔들리지 않고 결승에서 일본을 67-57로 꺾어 12년 만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밖에도 선수촌 환영 행사에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해 한국에서 논란이 일었고, 개회식에서는 관중석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면서 흥행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이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태풍 우려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대회 초반부터 크고 작은 운영 문제가 반복되면서 일본 스포츠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올림픽 경기단체 관계자는 히가시스포웹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 운영 상황을 두고 "사전 준비와 계획 등이 미흡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안이 일본 전체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올림픽이나 축구 월드컵 등 국제적인 행사를 유치할 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그동안 수많은 대규모 스포츠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왔으며 세계적인 평가도 높았다"면서 "그러한 브랜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국제적인 문제 수준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연이은 운영 미숙이 일본 스포츠의 국제적인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급기야 이번 대회가 일본 스포츠계의 좋지 않은 역사로 남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이 일본 스포츠계의 '흑역사'가 돼버리는 것일까"라며 "그렇지 않기 위해서라도 남은 기간 동안 원활한 운영을 기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지난 19일 막을 올렸고 오는 10월 4일까지 열린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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