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2관왕' 김길리·임종언, 유망주 넘어 韓 쇼트트랙 '에이스'로
김길리, 올림픽 2관왕 이어 쾌거…최민정 후계자 확고
임종언, 성인 무대 첫시즌 맹활약…향후 기대감 높아져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김길리(22·성남시청)와 임종언(19·고양시청)이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2관왕에 올랐다. 이들은 이제 '유망주'를 넘어 한국 쇼트트랙을 대표하는 '에이스'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김길리와 임종언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끝난 20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공히 남녀 1000m와 1500m를 제패했다. 15일 김길리가 여자 1000m, 임종언이 남자 1500m에서 우승했고, 16일엔 김길리가 1500m, 임종언이 10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김길리와 임종언은 이번 세계선수권 활약으로 다음 달 열릴 국가대표 선발전도 면제받았다. '바늘구멍 뚫기'와 같다는 내부 경쟁을 피하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며 다음 시즌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직후 열린 대회였다. 올림픽에서 두각을 보인 네덜란드, 캐나다, 미국의 강호들이 대부분 출전한 경쟁력 있는 대회였는데, 김길리와 임종언은 개인전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올림픽에서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올랐던 김길리는 세계선수권에서도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1000m와 1500m 모두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후반부 스퍼트를 내며 경쟁자를 크게 따돌렸다. 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산드라 벨제부르(네덜란드), 2025-26시즌 월드투어 종합우승을 차지한 코트니 사로(캐나다), 올림픽에서 김길리와 충돌했던 코린 스토더드(미국)도 '람보르길리'의 속도를 제어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오랫동안 김길리가 롤모델로 삼았던 절친한 선배 최민정(성남시청)이 없이 열린 대회였다. 최민정은 지난달 올림픽이 '마지막 올림픽'이라 말했고, 이번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대표팀 은퇴를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태극마크를 마무리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김길리는 자타공인 '최민정의 후계자'로 관심을 모았다. 이미 올림픽 1500m에서 최민정(은메달)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왕관'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쟁쟁한 선수들을 큰 격차로 제치면서 다시금 '톱클래스'임을 입증했다.
그는 2023-24시즌 월드투어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2024년 세계선수권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선 1500m에서 선배 최민정에 밀려 동메달에 만족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2관왕으로 포효하며 여자 쇼트트랙의 '대들보' 자리를 확고하게 굳혔다.
최민정이 물러난 여자 쇼트트랙은 세대교체가 절실한 상황인데, 20대 초반의 김길리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크게 숨통을 틔울 수 있게 됐다.
임종언의 활약도 눈부셨다. 주니어 무대를 평정하고 2025년 성인 무대에 데뷔한 그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데뷔 시즌을 보냈다.
그는 작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전체 1위'로 올림픽 출전권을 땄고, 월드투어에서 개인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이어 지난달 열린 올림픽에서도 1000m 동메달, 5000m 계주 은메달로 활약했는데, 이어진 세계선수권에선 2개의 금메달로 포효했다.
남자부 역시 올림픽 3관왕의 옌스 반트바우트(네덜란드), 2025-26 월드투어 종합우승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등 강호들이 대거 출격했는데, 세계선수권에 처음 출격한 임종언이 이들 모두를 제치며 정상에 우뚝 섰다.
남자부 역시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할 시점이 됐다. 2018 평창, 2022 베이징에 이어 이번 올림픽까지 활약했던 황대헌(강원도청)이 있지만, 그도 이제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기량이 정점에서 내려올 시기가 됐다.
이런 가운데 임종언을 주축으로 신동민(고려대), 이정민(화성시청)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 자리 잡아준다면 남자 쇼트트랙의 전망 역시 밝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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