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충돌 후 황대헌 銀…전략·행운으로 빚은 값진 결과[올림픽]
9명 몰린 결선서 '기다리기' 전략…행운 더해져 메달로
황대헌, 준결선도 3위로 들어온 뒤 상대 실격에 결선행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이 자리 잡기와 몸싸움에 잦은 충돌이 불가피한 쇼트트랙의 '종목 특성'에 미소 지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 전략이 적중했고 행운까지 따르며 황대헌(27·강원도청)이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황대헌은 1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12초304로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2분12초219)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결선엔 무려 9명의 선수가 경쟁을 펼쳤다. 준결선에서 반칙으로 인한 실격과 '구제'가 나오면서 빚어진 결과다.
이런 가운데 중국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이 각각 2명씩 결선에 올랐다. 한국은 황대헌과 함께 신동민(21·화성시청)이 메달을 노렸다.
출전 선수가 워낙 많은 상황에서 한국 선수들의 판단은 '기다리기'였다. 앞 선수들이 혼전을 벌이다 엉켜 넘어질 때, 뒤에 있으면 오히려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는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8바퀴를 남긴 시점에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가 홀로 넘어져 레이스에서 이탈한 게 시작이었다.
그럼에도 황대헌과 신동민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는데, 4바퀴를 남기고 류샤오앙과 쑨룽(이상 중국), 나이얼 트레이시(영국)가 엉켜 넘어졌다. 황대헌은 이틈을 놓치지 않고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경쟁 선수가 9명에서 5명으로 줄자 틈도 더 많아졌고, 황대헌은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와 로베르츠 크루즈베르그스(라트비아)까지 제치며 3바퀴를 남기고 2위로 올라섰다. 비록 판트바우트까지 제치지 못해 은메달에 만족했지만, 전략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황대헌도 경기 후 "여러 전략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플랜B를 사용했다"면서 "자세한 전략을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많이 연구했다"고 했다.
사실 황대헌은 4년 전 베이징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당시엔 1500m 결선에 이번보다도 한 명이 많은 10명이 진출했는데, 초반부터 레이스를 끌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황대헌은 "아무도 내 몸에 손을 댈 수 없게 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반칙 등의 논란을 차단하는 게 전략이었던 셈이다.
이번엔 다른 전략으로 은메달을 끌어냈다. 첫날부터 많은 선수들이 넘어진 빙질과 선수들의 성향 등을 세밀하게 분석한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행운도 따랐다. 황대헌은 준결선에선 전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탈락 위기에 몰렸는데, 2위로 들어온 미야타 쇼고(일본)가 실격 처리되면서 결선 진출을 일궈낼 수 있었다.
앞서 혼성 2000m 계주에서 불운을 겪었던 한국 쇼트트랙도 활짝 웃었다. 당시 한국은 미국 팀 선수가 넘어진 데 영향을 받아 아쉬움을 삼켰는데, 이번엔 다른 선수들의 충돌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은메달을 가져갔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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