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숫자에 불과" 딸뻘과 당당히 겨룬 52세 노익장[올림픽]
오스트리아 선수 리글러, 체코 강자 레데츠카에 패배
"나이 많다고 팀 퇴출되기도…20년 넘게 스스로의 길 개척"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선 52세 나이로 자식뻘 되는 선수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토너먼트 16강에까지 진출한 스노보더도 있다. 오스트리아 선수인 클라우디아 리글러다.
9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따르면 리글러는 에스터 레데츠카(체코·31세)와 8일(한국시간) 열린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16강에서 맞붙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는 무려 22세다.
리글러는 레데츠카에게 1.13초 차이로 뒤지며 8강에 들진 못했다. 하지만 애초에 레데츠카는 2018 평창·2022 베이징 대회에서 연속 금메달을 땄던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그녀의 나이를 고려할 때, 토너먼트에 든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스노보드 강국인 오스트리아에서 끊임없이 쏟아지는 신예들을 생각하면, 50대까지 현역으로 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리글러는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자리에 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리글러가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선 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때다. 이날 여자 평행대회전 금메달을 딴 주자나 마데로바(체코) 선수가 태어나기도 전이다.
데뷔 후 몇 달 되지 않아 큰 위기가 닥치기도 했다. 당시 오스트리아 대표팀 코치는 "이제 전성기는 지났다"며 그를 팀에서 제외시켰다. 당시 그는 30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좌절스런 경험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원동력 삼아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고 리글러는 강조했다.
리글러는 "저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나이"라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팀에서 쫓겨났지만, 나만의 길을 가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리글러는 개인적으로 훈련을 이어갔고, 3년 뒤 문제의 코치가 바뀌면서 다시 오스트리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후 2015년 평행 대회전 세계선수권 우승, 월드컵 400회 이상 출전 등을 통해 우직하게 커리어를 쌓았다.
리글러는 노익장의 비결로 사이클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향한 믿음을 꼽았다.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대회 참가를 마지막으로 은퇴한다는 계획이다.
lego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