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막노동'하며 37세까지 버틴 스노보더 꿈…‘3전4기 끝’ 감격 銀[올림픽]
김상겸, 4번째 도전 끝 평행대회전 은메달
멈추지 않는 도전…"2030·2034 올림픽도 출전"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일용직 막노동으로 스노보더의 꿈을 지킨 김상겸(하이원)이 4번째 도전 끝에 올림픽 메달을 거머쥐었다. 만 37세의 늦은 나이에 꿈을 이룬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에게 0.19초 뒤져 준우승했다.
한국 설상 종목 최초의 금메달을 아쉽게 놓쳤지만, 김상겸은 2018 평창 대회 이 종목 은메달을 땄던 이상호(넥센윈가드)에 이어 두 번째 올림픽 설상 종목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특히 김상겸은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한국 선수단 400번째 메달리스트의 주인공이 됐다.
더불어 한국 선수단은 김상겸이 안긴 첫 메달로 슬로베니아와 함께 종합 순위 11위에 올랐다.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을 기대한 종목이었지만, 김상겸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뚜껑을 열자, 반전이 펼쳐졌다. 메달 후보로 주목받은 '배추보이' 이상호가 16강에서 탈락한 것. 혼자 남은 맏형 김상겸은 강자들을 차례로 격파해 나갔다.
예선을 8위로 통과한 김상겸은 16강에서 잔 코시르(슬로베니아), 8강에서 롤런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차례로 눌렀다. 4강에서는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를 0.23초 차로 따돌리며 결승까지 올랐다.
우승 문턱에서 '디펜딩 챔피언' 카를에게 석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땄다.
김상겸은 올림픽만 네 차례 출전한 베테랑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2014 소치 17위, 2018 평창 15위, 2022 베이징 24위로 인상적인 기록을 내지 못했으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현실의 장벽에 부딪혀야 했다. 2011 유니버시아드 평행대회전 금메달,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국제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붙박이' 국가대표였던 그는 제대로 지원 받기 어려워 생계를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1년에 300일 동안 대표팀 훈련을 해야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은 일용직 막노동뿐이었다. 자칫 다치면 선수 생활에 큰 지장일 수 있었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지칠 법도 했지만, 김상겸은 가장 좋아하는 스노보드를 놓지 않았다. 그리고 서른 살이 넘어서야 실업팀에 입단할 수 있었다.
김상겸은 "대표팀 생활은 오랫동안 했지만, 실업팀에 들어간 건 서른살이 넘어서였다. 그전까지는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에 부모님도 정말 많이 걱정하셨다"며 "시간이 날 때 한 번씩 인력 파견 회사에서 보내는 곳으로 가서 일용직 막노동 일을 했다"고 돌아봤다.
4번의 도전 끝에 올림픽 메달을 따냈지만, 김상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체력이 되는 한 운동을 계속하고 싶다. 두 번 정도 더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상겸은 10일 자랑스러운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할 예정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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