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세리머니' 기다려준 김상겸 "나도 몸 좋았으면 벗었을 텐데"[올림픽]
벤자민 칼에 패해 은메달…세리머니 지켜보다 악수
칼 "마이어에 바친 헌사…50대까지 몸매 유지하겠다"
- 권혁준 기자
(리비뇨=뉴스1) 권혁준 기자 = 후회 없는 승부로 은메달을 수확한 김상겸(37·하이원)이 경쟁자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에서 칼 벤자민(오스트리아)에 0.19초 뒤져 은메달을 수확했다.
16강, 8강에서 상대 실수라는 행운을 잡은 뒤 실력으로 4강까지 통과한 김상겸은 내친김에 금메달까지 노려봤지만 '한끗'이 부족해 은메달에 만족했다.
김상겸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칼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하 10도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상의를 벗어젖히며 마치 '헐크' 같은 포즈로 포효했다. 관람객들 모두가 환호한 순간이었다.
이때 김상겸은 세리머니 하는 칼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금메달을 딴 경쟁자 칼을 축하해주기 위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세리머니가 길었다.
이와 관련한 질문에 김상겸은 "벤자민이 상의를 벗고 세리머니 했는데, 옆에서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하지만 벤자민만큼 몸이 좋지 않아 차마 못 했고, 축하를 위해 기다렸다"며 웃었다.
칼은 이 세리머니를 무려 4년이나 고대했다.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 우승자인 그는 2연패를 달성한 후 반드시 이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칼은 "베이징 때는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기회를 놓쳤는데, 오늘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면서 "그 세리머니는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키 선수인 헤르만 마이어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했다.
마이어는 올림픽 2회,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월드컵 통산 54승을 달성한 '스키 전설'이다.
칼은 "마이어가 예전에 이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다"면서 "마이어 같은 포즈를 취하기 위해 도합 25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해냈다. 내 선수 생활의 정점"이라며 웃었다.
1985년생 만 40세인 칼은 이번이 5번째 올림픽이다. 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그는 4년 뒤 올림픽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칼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은 일이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몸매는 확실하게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남자 선수가 50대에 시상대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엄청난 몸매는 50대까지도 유지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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