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어준 아내 고마워"…태극전사 뛰게 하는 '가족의 힘'[올림픽]

김상겸, 한국 첫 메달 획득 후 인터뷰서 눈물
정재원·최두진 등도 아내 응원 가슴에 새겨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한 김상겸이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의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 대회전 시상식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6.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출전 중인 한국 선수단의 활약 뒤에는 가족의 든든한 사랑과 응원이 있다.

한국 스노보드 대표팀의 '맏형' 김상겸(37·하이원)은 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따냈다.

2014 소치 대회 17위, 2018 평창 대회 15위, 2022 베이징 대회에서 24위를 기록하는 등 그동안 인상 깊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던 김상겸은 네 번째 올림픽에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깜짝 메달'에도 덤덤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던 그는 아내에게 메시지를 전해달라는 방송 인터뷰 도중 왈칵 눈물을 쏟았다.

한참 말을 잊지 못하던 그는 "아내에게 가장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늘 뒤에서 묵묵히 믿고 응원해 준 아내가 메달에 큰 역할을 했다"고 공을 돌렸다.

공동취재구역에서도 그는 가족을 먼저 찾았다.

김상겸은 "부모님과 마찰도 많았고, '이럴 거면 왜 운동을 시켰냐'며 모진 말도 했었다"면서 "하지만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동안 불효자였는데 오늘 은메달로 보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가족에게 진심을 전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정재원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 전 응원 온 팬이 가져온 태극기에 사인을 하고 있다. 2026.1.3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외에도 많은 태극전사들이 가족의 응원과 믿음을 가슴에 간직한 채 결실을 준비 중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정재원(25·강원도청)은 결혼한 지 2년도 안 된 신혼이다.

그는 "출국을 위해 집을 나서는데 아내가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못 따더라도 웃으며 반길 테니 걱정말고 준비한 걸 다 쏟아붓고 오라'고 하더라"면서 "그 덕분에 마음을 비우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해야겠다는 마인드 세팅이 됐다"고 전했다.

2018 평창 대회 팀 추월 은메달,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땄던 정재원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자 결혼 후 첫 올림픽이다.

그는 "가정이 생기니 책임감도 더 커지고, 가족을 위해 해내야겠다는 마음도 크다. 이왕이면 메달을 걸고 아내에게 돌아가고 싶다"며 세 번째 메달을 정조준했다.

정재원은 21일 오후 11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 스타트에 출격한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바이에슬론 대표팀의 최두진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출국 전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1.30 ⓒ 뉴스1 김진환 기자

바이애슬론 최두진(31·포천시청)도 가족의 응원을 동력 삼아 뛴다.

일본 이중국적인 그의 아내 아베 마리야도 한국 바이애슬론 국가대표다. 그는 지난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 바이애슬론 4x6㎞ 계주에서 태극기를 달고 은메달을 땄다.

남편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아내 아베는 "세계적 무대라 잘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겠지만, 내 눈에는 항상 오빠가 최고니까 기죽지 말고 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두진은 "유럽에서 한다고 하니 확실히 위축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기록을 단 1초라도 줄이고 오겠다"며 "가족의 믿음에 보답하는 경기를 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최두진은 10일 오후 9시 30분 바이애슬론 20㎞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올림픽 일정에 돌입한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