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김상겸, 누구도 예상 못한 銀…3전4기로 일군 짜릿한 승리 [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깜짝 준우승…행운도 따라
한국 대회 첫 메달이자 역대 올림픽 400번째 메달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한국 스노보드 맏형 김상겸(37·하이원)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평행대회전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며 생애 첫 포디움에 섰다.
아울러 그는 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김상겸은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준우승했다.
2014 소치 대회 17위, 2018 평창 대회 15위, 2022 베이징 대회에서 24위 등 앞선 3번의 올림픽에서 그리 인상적인 기록을 내지 못한 김상겸은 네 번째 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 아무도 점치지 못한 큰 성과를 거뒀다.
김상겸의 준우승으로 한국 스노보드는 2018년 평창 대회 이상호(넥센원) 은메달 이후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추가했다.
메달 후보로 주목받은 '배추보이' 이상호가 16강에서 탈락하면서 혼자 남은 맏형 김상겸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강자들을 차례로 격파해 나갔다.
예선에서 1, 2차 합계 1분27초18로 8위를 기록, 8년 만에 예선을 통과한 김상겸은 토너먼트로 진행된 16강부터 괴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행운도 김상겸의 편이었다.
16강에서 그는 상대 잔 코시르(슬로베니아)가 주행도중 넘어지는 실수를 범하면서 큰 무리 없이 승리했다. 8강에서도 예선 1위를 차지한 홈팀 이탈리아의 롤런드 피슈날러가 무리해서 역전을 시도하다 코스를 이탈, 승리를 따냈다.
4강에서 상위 랭커 테르벨 잠피로프(불가리아)가 레드 코스를 택해 익숙한 블루 코스에서 경기한 것도 도움이 됐다. 자신감 있게 주행한 그는 마지막 구간에서 속도를 높여 0.23초 차이로 잠피로프를 따돌리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기세를 올린 김상겸은 결승에서도 지난 올림픽 챔피언 베냐민 카를(독일)과 치열하게 경합했지만, 뒷심에서 밀려 아쉽게 0.19초 뒤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멈췄으나 김상겸의 은메달은 자신 그리고 한국 올림픽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중학교 2학년 때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한 김상겸은 이미 국제 무대에서 여러 이정표를 세운 인물이다.
2011 에르주룸 동계 유니버시아드 평행대회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한국인 최초로 국제대회 스노보드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1 세계선수권 4위에 오르며 당시까지 대회 최고 성적과 타이를 이뤘다.
2024-25시즌에는 폴란드 월드컵 평행대회전에서 동메달, 중국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독 올림픽과는 연이 없었다. 앞서 출전한 세 차례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권에 근접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출전한 이번 올림픽도 스포트라이트는 후배 이상호에게 쏟아졌고, 김상겸은 관심 밖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역주를 펼친 그는 행운과 실력의 조화로 '인간 승리'를 만들어 냈다.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목표는 1위다. 지난 4년간 후회 없이 준비했고, 그 과정의 결과를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힌 김상겸은 누구도 예상 못 한 은메달을 목에 걸며 각오를 현실로 바꿔놨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