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토박이' 노신사, '오륜기 안경' 미국인…전세계인 집결[올림픽]
7일 오전 4시부터 산시로 스타디움서 개회식 시작
빡빡한 차량 통제와 달리 보안 검색은 다소 허술
- 권혁준 기자
(밀라노=뉴스1) 권혁준 기자 = 20년 만에 이탈리아로 돌아온 동계 올림픽을 보기 위해 전세계 인파가 밀라노로 모였다. 이들은 "올림픽 축제를 현장에서 직접 느끼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냈다"고 입을 모았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개회식이 열리는 산시로 스타디움은 무려 8만명의 관중이 들어설 수 있는 대형 축구장이다. 식전 4시간 전부터 관람객의 입장이 허용된 가운데, 일찍부터 개회식 장소를 찾은 이들은 사진을 찍고 기념품과 먹을 것을 구매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이탈리아인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20년 만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이다.
평생을 밀라노에서만 살았다는 '밀란 토박이' 알두(61)는 "이곳에서만 평생 살았기 때문에 올림픽 개회식은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날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동계 올림픽에 대해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를 묻자 그는 대뜸 "이탈리아가 며칠 전에 컬링에서 한국을 이겼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쇼트트랙은 한국이 워낙 강하지만 이탈리아에도 아리아나 폰타나가 있다"고 했다.
여느 이탈리아인처럼 축구 광팬이기도 했다. 그는 이날 개회식을 끝으로 철거될 예정인 산시로 스타디움에 대해 "관중석 가장 높은 곳에서, 선수들이 아주 작게 보여도 직접 가서 보는 걸 좋아했다"면서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는 보내줄 때도 됐다"고 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밀라노로 넘어왔다는 제시카(33·여)와 데보라(38·여)는 "정말 아름다운 개회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20년 전엔 가족들과 토리노 올림픽 개회식을 봤는데, 성인이 되고 다시 올림픽에 오게 돼 흥분된다"고 했다.
이들은 "올림픽은 성적과 관계없이 그 자체로 대단한 축제"라면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대회인 만큼 현장에서 직접 느껴보고 싶었다"고 했다.
오륜기 안경과 'USA' 모자를 쓴 중년 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오브리(56)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워싱턴 D.C로 넘어가 두 친구를 만나고, 다시 밀라노로 넘어오니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며 "2년 전에 파리 올림픽에 이어 또 왔다. 그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미국은 동계 올림픽에서도 '최강' 위용을 자랑하는데, 오브리는 그중에서도 피겨스케이팅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남자 싱글의 일리야 말리닌은 세계 최강"이라면서 "이번엔 휴가 일정을 못 맞춰서 남자 싱글 대신 아이스댄스와 팀 이벤트만 본다.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말리닌은 당연히 금메달을 딸 것"이라며 웃었다.
동계 올림픽 '불모지'에 가까운 멕시코에서도 축제를 즐기는 데 동참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 사는 멕시코인 카를라(38·여)는 "이번 대회에 멕시코 선수는 5명(피겨 1명, 스키 4명)만 나온다"면서 "메달보다는 경기에 나가서 무대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카를라의 남편 조셉(50)은 "멕시코가 동계 종목이 약하다고 알려져있지만,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멕시코가 강한 축구 이야기가 나오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셉은 "6월에 월드컵도 보러 간다"면서 "한국과 멕시코가 한 조인데, 한국인에겐 미안하지만 우리가 2-1로 이길 것 같다"며 웃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개회식을 앞두고 도로 곳곳을 통제하고, 두오모 등 일부 지하철역을 임시 폐쇄하는 등 보안에 힘을 기울였다. 실제 이날 개회식장 주변 도로에는 허가받은 차량과 관계자를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정도만 보였다.
그러나 입장 시 보안 검색은 신체 수색만 간단하게 하는 정도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개회식이나 경기장에서 엑스레이를 통해 짐을 검사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음식물 등 반입 금지 품목도 특별히 없었으며, 식전 4시간 전부터 입장이 가능하다는 설명과 달리 더 일찍 식장에 들어서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전 세계 8만 명이 집결하는 개회식이라는 점에서 다소 허술한 보안 관리는 '옥에 티'로 비쳤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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