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주행 논란' 빙속 김보름 은퇴 "포기 안 했던 선수로 기억되길"

2018 평창 올림픽 은메달 등 성과

평창 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은메달을 땄던 김보름. 2018.2.2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보름은 30일 자신의 SNS를 통해 "11살에 처음 스케이트를 시작해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가대표로 얼음 위에 서며 인생 대부분을 보냈는데, 올해를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얼음 위에 처음 발을 디뎠던 날부터 스케이트는 내 삶의 전부였다. 어설프게 균형을 잡던 아이는 꿈을 품었고, 꿈을 따라 멈추지 않고 달려왔다"면서 "그 길 위에서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라는 값진 무대와 소중한 순간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보름은 2014년 소치, 2018년 평창, 2022년 베이징 대회까지 동계올림픽에 3회 연속 출전했고,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5000m 금메달을 따는 등 메이저 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의 김보름 2022.2.18/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다만 힘든 시간도 있었다.

특히 전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평창 올림픽에선 '왕따 주행 논란'으로 비판을 받았다. 김보름은 외부 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 문화체육관광부 특별 감사에서 왕따 주행이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억울함을 벗었다.

김보름은 "여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기쁨의 순간도 있었지만 말로 다 담기 어려운 시간 또한 지나왔다"면서 "그럼에도 끝까지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이유는 스케이트를 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선수 생활은 여기서 마무리하지만, 스케이트를 향한 마음은 여전히 내 안에 남아 있다. 어려움과 좌절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로 기억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제 스케이트를 벗고 제2의 인생을 앞둔 그는 "운동을 통해 배운 마음가짐과 자세로 새로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내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