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열 마친 쇼트트랙 대표팀, 이제는 '올림픽 모드'…금빛 질주 기대

월드투어 4차례서 金 9 수확…여전한 경쟁력 과시
전체 경쟁은 심화…캐나다·네덜란드 등 급성장

쇼트트랙 대표팀 임종언과 김길리(왼쪽부터). (700크리에이터스 제공)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월드투어 일정을 모두 마치며 2달 앞으로 다가온 밀라노 올림픽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올림픽 모드'에 돌입해 또 한 번의 금빛 질주에 도전한다.

2025-2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는 1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4차 대회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통상 월드투어는 6차 대회까지 치러지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올 시즌은 4차 대회까지만 진행했다. 대회당 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었는데, 한국은 4차례 대회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수확했다.

이번 월드투어를 통해 내년 2월 열리는 밀라노 올림픽의 국가별 출전권도 정해졌다.

한국은 남녀 1000m와 1500m에서 3장의 티켓을 모두 확보했고, 여자 3000m 계주와 남자 5000m 계주, 2000m 혼성계주도 출전권을 얻었다.

다만 한국의 전통적인 취약 종목인 남녀 500m는 2장만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림픽 출전권은 남녀 500m와 1000m는 총 32장, 1500m는 36장이 배정되는데, 한국은 남자 500m에선 임종언과 황대헌, 여자 5 00m에선 최민정과 김길리만 32위 이내에 들었다.

출전권은 다음 달 12일 ISU의 발표로 최종 확정되지만, 현재로선 남녀 500m에서 한 장씩 출전권을 놓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목표로 했던 '100% 출전권 확보'엔 실패했지만, 한국 쇼트트랙의 경쟁력은 여전했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최민정. /뉴스1 DB ⓒ News1 이승배 기자

특히 여자 1500m에선 김길리가 2개, 최민정(이상 성남시청)이 1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는 등 강력한 면모를 뽐냈다. 1500m 시즌 랭킹에서도 김길리가 1위, 최민정이 코트니 사로(캐나다)와 함께 공동 2위였다.

최민정은 2018 평창, 2022 베이징 대회에 이어 이 종목 올림픽 3연패를 노린다.

김길리와 최민정은 1000m, 3000m 계주 등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며 여자 대표팀의 '쌍두마차'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남자 5000m 계주도 최종 4차 투어에선 준준결승에서 탈락했지만 1, 3차 대회 금메달을 수확하며 시즌 랭킹을 1위로 마쳤다.

대표 선발전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한 '신성' 임종언(노원고)은 1차 대회 1500m, 4차 대회 10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성인 무대 데뷔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기대감을 높였다.

남자 대표팀 신성 임종언(오른쪽). ⓒ AFP=뉴스1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정민, 이준서(이상 성남시청) 등이 힘을 합친 계주 호흡도 시즌 내내 좋았다.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정상을 밟지 못했던 혼성 계주 역시 3차 대회에서 금메달 한 개를 수확하는 등 주목할 성과를 냈다.

다만 우리의 여전한 기량과 별개로 타 국가들의 기량 발전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캐나다, 중국에 더해 최근엔 네덜란드와 미국도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를 다수 배출하며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캐나다는 윌리엄 단지누, 코트니 사로가 남녀 대표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떠오르며 월드투어 종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4번의 월드투어에서 15개의 금메달을 독식하며 한국(9개)을 큰 격차로 따돌릴 정도였다.

2025-26 월드투어 종합 우승을 차지한 코트니 사로(캐나다).ⓒ AFP=뉴스1

네덜란드도 옌스 판트바우트, 잔드라 벨제부르의 남녀 에이스에, 계주에서 강세를 보이며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해 한국을 압박했다.

중국의 경우 여자 대표팀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류샤오앙, 류사오린, 린샤오쥔 등 '귀화 3인방'이 버티는 남자부의 경쟁력은 뛰어나다. 미국은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와 코린 스토다드의 여자부가 두각을 보인다.

500m를 제외하면 모든 종목을 석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던 한국이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결코 속단하거나 방심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이에 따라 올림픽까지 남은 2개월은 쇼트트랙 대표팀에겐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될 전망이다. 대표팀은 2일 귀국 후 본격적인 올림픽 대비에 나선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