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AG] 박지원, 선수 생활 명운 걸린 대회서 金…올림픽도 보인다

병역 혜택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혼성계주 金
황대헌과의 팀킬 논란 등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박지원이 첫 금메달을 획득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5.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쇼트트랙 국가대표 박지원(29·서울시청)이 선수 생활 연장의 명운이 걸려있던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첫 종목부터 금빛 질주를 펼쳤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도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박지원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2000m 혼성계주 결선에서 김태성(화성시청), 최민정, 김길리(이상 성남시청)와 함께 출전해 2분41초534로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팀 최종 주자로 나선 박지원은 2위로 마지막 레이스를 시작했으나, 중국의 린샤오쥔이 넘어지는 틈을 타 추월 금메달을 확정했다.

4명의 주자 모두에게 그렇지만, 박지원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더 큰 금메달이었다.

박지원은 성인 무대 데뷔 후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메이저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2019-20시즌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2021-22시즌 선발전에서 또다시 탈락하며 좌절하기도 했다.

박지원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2022년이었다. 오랜만에 국가대표에 발탁된 그는, 황대헌이 빠졌던 2022-23시즌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남자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는 황대헌이 대표팀에 복귀한 2023-24시즌에도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자리를 지켜냈다. '늦깎이'로 뒤늦게 빛을 보는 것처럼 보였다.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대표팀 마지막 주자 박지원이 금메달을 확정한 뒤 중국 대표팀 린샤오쥔 앞을 지나고 있다. 2025.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문제는 박지원이 처한 상황이었다. 올림픽 등 큰 대회 출전이 없어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박지원으로선, 30세가 가까워지고 있어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쳐 세계 선수권에서 대표팀 후배 황대헌과 여러 차례 충돌한 '팀 킬 논란'까지 그를 괴롭혔다. 세계 선수권을 통해 차기 시즌 대표팀 자동 승선을 노렸던 박지원은 기회를 놓쳤고 국대 선발전을 다시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행히 이어진 국대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한 박지원은 천금 같은 아시안게임 출전 기회를 얻었다.

박지원에겐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는데, 첫 종목부터 금메달을 따며 목표를 이뤘다.

이날 금메달을 따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린샤오쥔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도 공교롭다. 린샤오쥔은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임효준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선수다.

8일(현지시간)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 마지막 주자 린샤오쥔이 넘어지고 있다. 2025.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그러나 이후 황대헌과 '성추행 논란'을 빚은 뒤 중국으로 귀화했고, 성추행 논란은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과정을 떠나 박지원에게 금메달을 딸 자격과 실력이 있었던 것은 분명했다.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마지막엔 활짝 웃는 '해피엔딩'이 됐다.

이제 박지원에게 남은 건 올림픽 무대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1년 남겨둔 가운데, 큰 걸림돌이었던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서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올림픽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