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 황선우와 황금세대, 파리 올림픽 청신호 켰다[항저우AG]

경영대표팀 금 6·은 6·동 12 역대 AG 최고 성적
박태환 이후 끊긴 올림픽 메달, 16년 만에 도전

27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대한민국 황선우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9.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항저우(중국)=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열며 역대 아시안게임 최고의 성과를 낸 황선우와 황금세대가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뛴다. 그들의 눈은 1년 앞으로 다가온 2024 파리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지금 같은 기세면 올림픽에서 16년 만에 금빛 역영을 기대해볼 수 있다.

경영 대표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한 뼘 성장했다는 걸 입증했다. 금메달 6개와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 등 총 22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은 '마린보이' 박태환이 고군분투하며 경영 대표팀을 이끌던 2006년 도하 대회(금메달 3개·은메달 2개·동메달 11개)와 2010년 광저우 대회(금메달 4개·은메달 3개·동메달 6개)의 성적을 뛰어넘었다.

침체에 빠져 2014년 인천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총 1개의 금메달을 따는데 그쳤던 한국 수영은 화려하게 반등했다. 특히 금메달 5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5개에 그친 '아시아 수영 강국' 일본을 처음으로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뉴 마린보이' 황선우라는 존재가 특별한 빛을 발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그 한 명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에 오른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있고, 황선우와 함께 세계선수권 개인 종목 결선 무대에 오르더니 동반 입상까지 한 이호준도 있다. 경험 많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김서영과 이주호가 버팀목이 되어줬고 지유찬, 백인철, 최동열, 이은지, 허연경 등도 크게 성장했다.

25일 오후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계영 800m 결승전에서 대한민국 황선우(왼쪽부터)와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이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2023.9.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국 수영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부흥을 알렸지만 이제 막 출발선에서 발을 뗐을 뿐이다. 가야 할 길이 있고, 더 높이 올라야 할 고지가 있다.

당장 도전해야 할 큰 무대가 있는데 내년 2월에 열리는 도하 세계선수권과 7월에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이다.

한국 수영은 최근 올림픽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쳤다. 12명의 선수가 19개 종목에 출전한 도쿄 올림픽에선 세계의 높은 벽을 절감, 황선우만이 자유형 100m와 200m 결선 무대를 밟았을 뿐이다.

그러나 2년 사이에 한국 수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황선우가 한국 수영 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을 목에 걸었고, 김우민도 이 두 대회에서 모두 자유형 400m 결선에 올랐다. 여기에 이호준은 황선우와 함께 자유형 200m 결선까지 진출, 세계선수권 단일 종목 동반 결선 진출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우민이 29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자유형 결승을 마치고 관중을 향해 추석 인사를 하고 있다.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며 3분44초36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김우민은 '한국 수영의 전설' 최윤희, 박태환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23.9.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또한 남자 계영 800m '드림팀'은 2년 동안 크게 도약했다. 국제대회에 참가할 때마다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기어코 7분01초73의 아시아 기록을 세우며 아시안게임 단체전 첫 금메달의 역사를 썼다.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남자 계영 800m 3위에 오른 호주의 기록은 7분02초13이었다. 드림팀이 세계선수권 메달을 노릴 수준만큼 올라온 셈이다.

동료에게 자극받아 함께 높은 곳으로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했던 선수들은 보상을 받았다. 그리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게 됐다.

출전한 평영 4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한국 기록을 경신한 최동열은 "내 한계가 어디인지 보고 싶다"며 "세계선수권, 올림픽 등에 도전하고 싶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간다면 결승을 넘어 메달권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백인철이 2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9.2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김우민 역시 세계선수권과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모두 메달을 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각각 6위, 5위를 기록한 김우민은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세계선수권은 올림픽을 점검하는 마지막 무대다. (지난 두 번의 세계선수권에서) 6위, 5위를 헀으니 내년 대회에서는 3위를 하겠다. 그리고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전했다.

한국 수영에게 올림픽은 넘기 힘든 벽과 같았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로는 올림픽 메달이 끊겼다. 금메달로 범위를 좁히면 박태환이 안긴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이 유일하다.

박태환 이후 누구도 따내지 못한 올림픽 입상이지만, 매번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는 황선우와 황금세대라면 파리 올림픽 경영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해낼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만든다.

황선우는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역대 최고 성적을 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한국 수영은 성장하고 있고, 계속 기량이 올라오는 선수들도 많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