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이원호, 10m 공기권총 銀…'어펜저스' 사브르 단체 결승행(종합)[항저우AG]

(항저우(중국)·서울=뉴스1) 이상철 이재상 김도용 서장원 권혁준 기자 = 불치병을 딛고 일어선 '인간 승리'의 주인공 이원호(24·KB국민은행)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값진 은메달을 명중시켰다. 금빛 찌르기에 도전하는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은 기대대로 단체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원호는 28일(한국시간)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239.4점을 쏴 베트남의 팜 꽝 후이(240.5점)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0m 공기권총 결선은 8명이 5발씩 10발을 쏜 뒤 이후 2발씩 쏴서 점수가 낮은 1명씩 탈락하는 방식이다. 본선에서 2위로 올랐던 이원호는 초반 다소 부진했으나 뒤로 갈수록 힘을 냈다.

초반 5발에서 47.6점에 그치며 8위에 그쳤지만 2시리즈까지 99.5점을 쏴 3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이후 12발까지 102.2점을 획득, 공동 1위까지 올라섰다.

이원호는 팜 꽝 후이, 블라디미르 스베츠니코프(우즈베키스탄)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7번째 발까지 170.5점으로 2위에 자리했다. 이후 경쟁자들이 차례로 탈락했고 이원호는 팜 꽝 푸이와 금메달을 놓고 경쟁했으나 마지막 발이 아쉽게 9.0점에 그쳐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첫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이원호는 희귀병을 이겨낸 선수다.

원래 오른손으로 총을 쐈지만 부산체고 시절 알 수 없는 통증과 떨림 증상 등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포기할 위기에 놓였다. 방황하던 그는 동명대 2학년 때 지도자의 제안으로 왼손 사격을 시작했고 결국 끈질긴 노력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편 이날 오전 열린 단체전에서는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원호, 한승우(창원시청), 고은석(청주시청)은 합산 1718점을 기록, 8위에 머물렀다.

김명근, 김성국, 림류송이 출전한 북한도 단체전에서 5위(1727점)에 자리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오상욱(대전광역시청), 구본길, 김정환(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가 팀을 이룬 펜싱 대표팀도 이날 중국 항저우의 디안즈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준결승전에서 45-41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후 7시 개최국 중국과 우승을 다투게 됐다. 중국은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45-41로 승리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남자 사브르는 '어벤저스'와 빗대 '어펜저스'라 불릴 정도의 실력이다. 이미 개인전에서 입증했다. 오상욱과 구본길이 나란히 결승전에 진출, 집안 싸움 끝에 오상욱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오상욱은 이번 대회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사브르의 강세는 이어졌다.

8강전에서 일본을 45-26으로 완파한 한국은 카자흐스탄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상대에게 리드를 내주지 않으면서 45-41로 승리를 따냈다.

이번 대회에서 상승세인 수영에서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백인철(부산광역시중구청)이 남자 접영 50m 예선에서 깜짝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결선에 진출했다.

백인철은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접영 400m 예선 5조에서 23초39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백인철이 작성한 23초39는 스양(중국)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달성한 23초46의 대회 기록을 0.07초 단축한 것.

또한 백인철 자신이 지난 3월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를 겸한 KB금융 코리아스위밍챔피언십에서 세운 23초50 한국 기록을 0.11초 앞당겼다.

40명의 출전 선수 중 최고 기록을 낸 백인철은 예선을 가볍게 통과, 메달 획득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남자 접영 50m 결선은 오후 8시36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나흘 연속 금빛 발차기에 성공한 태권도에서도 간판 이다빈(서울시청)도 무난히 4강에 오르며 개인전 3연패 전망을 밝혔다.

이다빈은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태권도 겨루기 여자 67㎏이상급 준준결승에서 판윈츠(대만)에 라운드 점수 2-0(9-5 6-5)으로 눌렀다. 이번 대회는 준결승 후 따로 3-4위전을 치르지 않아 이다빈은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2014 인천 대회 –67㎏급,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체급을 높여 67㎏ 이상급 금메달을 내리 따냈던 이다빈은 3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반면 남자 80㎏이상급에 출전한 이선기(수원시청)는 16강에서 아미리 알리(아프가니스탄)에게 라운드 점수 0-2(1-4 8-9)로 패해 메달이 무산됐다.

탁구장에서 펼쳐진 남북 대결에서 한국이 웃었다. 탁구 대표팀 전지희(미래에셋증권)-장우진 조는 북한에 역전승을 거두고 혼합 복식 8강에 진출했다.

전지희-장우진 조는 항저우 궁수 캐널 스포츠파크 체육관에서 열린 혼합 복식 16강전에서 북한의 함유송-김금용 조에 게임 스코어 3-2(6-11 11-5 11-8 6-11 13-11) 승리를 거뒀다.

게임 스코어 2-2로 팽팽한 승부 끝에 결국 한국은 장우진의 스매싱으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한편, 금메달을 자신했던 바둑 간판 신진서 9단은 충격패를 떠안으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신진서 9단은 항저우의 치위안 체스홀에서 열린 대회 바둑 남자 개인전 8강전에서 대만의 쉬하오훙 9단을 만나 278수 만에 흑 불계패를 당했다. 이로써 신진서 9단은 결승 진출에 실패, 이치리키 료(일본) 9단과 동메달 결정전을 펼치게 됐다.

생애 처음으로 신진서 9단을 꺾은 쉬하오훙 9단은 중국의 커제 9단과 정상을 다툰다.

이날 시작된 골프 여자부에서는 유현조(천안중앙방통고)가 첫날 공동 7위에 자리했다. 골프는 나흘 간 경기를 펼쳐 메달색을 가린다.

유현조는 중국 항저우 서호 국제골프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여자 골프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첫날 7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선두에 오른 바바 사키(일본)와는 3타 차다.

기대를 모았던 김민솔(수성방통고)은 첫날 3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11위에 랭크됐다. 임지유(수성방통고)는 2언더파 공동 15위로 한국 선수들 중에선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국가 별 상위 2명의 성적을 합산하는 단체전에선 일본과 중국이 나란히 10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태국이 8언더파로 3위에 올랐고, 한국은 유현조(4언더파)와 김민솔(3언더파)의 성적을 합산한 7언더파로 4위를 마크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