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재밌는 동계종목②] 곡선을 이겨야 웃는다…'총성없는 전쟁' 쇼트트랙

동계대회 '메달 텃밭'…혼성 2000m 계주 신설로 金 9개 걸려
최민정, 여자 1500m·3000m 계주 2연패 도전

편집자주 ...평창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겨울스포츠에 대한 인식도 꽤 달라졌습니다. 그러나 아직 야구나 축구, 수영이나 육상 등 하계 종목들에 비하면 거리가 있습니다. 뉴스1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까지 눈과 얼음의 축제를 보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안내서를 제공하려 합니다. 0.001초에 희비가 엇갈리는 찰나의 미학, 눈길을 보고 얼음결을 읽어야 완성되는 섬세한 아름다움. 동계 스포츠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김아랑, 최민정 등 선수들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가 열린 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의 메달 텃밭이 돼준 쇼트트랙의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흔히 알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과의 가장 큰 차이는 트랙의 크기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를 달려 '롱트랙' 스피드스케이팅으로 불리지만, 쇼트트랙은 111.12m로 짧다. 거리가 짧은 만큼 결승선에 먼저 스케이트날을 통과시키려면 자리 잡기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몸싸움과 실격도 빈번하다.

승부처라고 생각되는 순간 치고 나가야 해 체력은 기본이고, 치밀한 전략도 필요하다. 자칫 잘못된 판단을 하면 헛심만 켤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온 힘을 쏟더라도 1000분의 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기도 한다.

그야말로 총성없는 전쟁이 따로 없다.

2월4일 개막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는 총 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이 금메달을 기대하는 유력한 종목이 바로 쇼트트랙이기도 하다.

쇼트트랙은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남녀 500m와 1000m, 1500m 개인전과 남자 5000m 계주, 여자 3000m 계주에 이어 혼성 2000m 계주가 신설됐다.

혼성 2000m 계주는 국가별 남녀 선수 각각 두 명씩 총 4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장 18바퀴를 돌게 되는데 개막 다음날인 5일 바로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남녀 선수 간 전력 차 등을 고려해 치밀한 레이스 전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6일까지 남은 8개의 금메달을 놓고 각국 선수단이 치열한 승부를 펼친다.

쇼트트랙의 승부는 전체 트랙의 절반에 가까운 53.81m를 차지하는 곡선 구간에서 갈린다. 코너링 기술로 속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김아랑, 곽윤기 등 선수들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가 열린 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평균 시속 45㎞ 안팎으로 곡선 구간을 달리는 선수들은 곡선의 중심과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원심력을 받게 된다. 당연히 속도가 빠를수록 원심력의 크기도 커진다.

선수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기울인다. 몸과 빙판이 만드는 각도가 약 30도가 될 때까지 코너 안쪽으로 몸을 눕히게 되는데, 이때 넘어지지 않으려 빙판에 손을 짚고 곡선 구간을 돈다. 장갑 끝에는 마찰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특수 소재가 덧발라져 있다.

또한 스케이트 날이 곡선 주로와 같은 방향인 왼쪽으로 휘어있고, 날의 위치가 가운데가 아닌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것 역시 곡선 구간에서 힘 있고 빠르게 빠져나오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 쇼트트랙 강국이다.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에 진입한 것은 지난 1992 알베르빌 대회부터다. 한국은 알베르빌 대회를 시작으로 2018 평창 대회까지 쇼트트랙에서만 총 금메달 24개(은메달 13개·동메달 11개)를 따냈다.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거머쥔 금메달이 총 31개임을 감안하면 쇼트트랙의 위상을 알 수 있다. 평창 대회 때도 금메달 5개 중 3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김아랑, 곽윤기 등 선수들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대회 G-30 미디어데이가 열린 5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다만, 이번 대회는 선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에이스' 심석희(서울시청)가 자격정지 2개월의 징계를 받아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기에 대표팀을 이끌 감독도 찾지 못해 올림픽을 전임 코치 체제로 치르게 됐다. 그러나 경쟁국인 중국을 비롯해 유럽 국가들의 추격은 매섭다.

이런 가운데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성남시청)은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최민정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역시 쇼트트랙은 대한민국'이라는 말을 듣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남겼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