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 AG 체조 金' 권순성 "딸 권하림, 어려서부터 뛰어내리는거 좋아해"
[광주세계수영] 권하림, 다이빙 혼성 10m 싱크로 한국 최초 출전
"심리적 위축 없이 자신감 넘치는게 장점"
- 나연준 기자
(광주=뉴스1) 나연준 기자 = "어려서부터 피아노 위에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걸 좋아했어요"
권하림(20·광주시체육회)은 김지욱(18·울산무거고)과 짝을 이뤄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혼성 10m 플랫폼 싱크로나이즈드에 출전했다. 이 종목에 한국 선수 최초로 출전한 권하림과 김지욱은 247.20점으로 7위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13일 대회가 열린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는 권하림의 도전을 초조하게 지켜본 인물이 있었다. 권하림의 아버지이자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체조 남자 평행봉 금메달리스트 권순성(54)씨는 아내 김정주(54)씨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세계선수권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는 딸을 응원했다.
권씨는 딸의 첫 세계선수권 출전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세계대회가 하림이에게는 의미 있는 세계대회라고 본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 때는 성적이 되게 중요했는데 요즘은 참가하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 경기를 통해서 딸이 즐겁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발휘했다면 성적과 관계없이 좋은 추억이 될 것이고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육인 출신의 부모님은 자녀가 선수의 길을 걸으려 할 때 만류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선수로서 자기 관리에 충실해야 하고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씨는 초등학교 3학년이던 딸을 수영장에 데려가 스포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줬다. 권씨는 "처음에는 토요일마다 가서 수영을 했다. 하림이가 너무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딸이 어려서부터 피아노 등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즐겼다고 말했다. 그는 "다이빙과 유사한 부분이 있던 것 같다"며 "마침 다이빙을 하는 후배들이 있어 데리고 갔는데 첫날부터 정말 재밌었다고 했다. 2~3시간 놀았는데 30분 논 것 같다며 힘들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체조도 시켰었지만 다이빙이 더 적성에 맞는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다이빙 같은 경우는 체조의 요소도 가지고 있다. 재미도 있고 성취감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본인이 개척해 나가야 할 부분이지만 (다이빙을) 잘 시킨 것 같다"고 웃었다.
아버지가 본 권하림의 장점은 어떤 경우에서도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이 넘치는 정신력다. 권씨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면서도 기죽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큰 대회에 나가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다가가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자신 있게 하는 것은 정말 좋다"고 말했다.
체육인 선배로서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빨리 흥미를 잃는 것은 단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림이는 단시간에 탁 하고 끝내는 것, 짧고 굵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이빙이 성격이랑 맞는 것 같다"며 "힘들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으면 좋은데 이는 타고나야 하는 것이다. 근성만 조금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권씨는 "어느 정도까지는 푸쉬해서 좋아질 수 있다. 그런데 국가대표 정도면 푸쉬해도 소용이 없다"며 "지금부터는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서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경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딸이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성적에만 매달리지 않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과 만나고 견문을 넓혔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보고 경험한 것이 인생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을 느꼈다"며 "많이 돌아다니면서 세계 선수들과 만나고 하면 시야는 물론 폭 넓게 볼 수 있는 눈도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림은 운동선수 선배를 아버지로 두어서 장점이 많다고 한다. 권하림은 "(아버지는 체육계에서) 마스터의 길을 걸으셨다. 운동적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상담을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내가 워낙 툭툭 튀는 성격인데 그런 면에서 잘 절제할 수 있게 도와주신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녀는 경기 후에도 함께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관람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권하림은 "나는 부모님을 자랑하고 다닌다. 이사다니면서 많이 없어졌다고 하는데 아직도 메달이 한 박스가 있다"며 "저는 국내대회 메달인데 아버지는 세계대회로 꽉 차있다. 아직 저보다 아버지가 (메달이) 훨씬 많다"며 아버지 자랑을 했다.
권씨는 딸이 운동선수로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모습에 뿌듯해했다. 그는 "지금 올라가는 추세다. 2018년에는 아시안게임에 나갔고 올해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내년에 올림픽에도 나가면 좋겠다"며 "나는 부상 등을 이유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딸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면 (내가 올림픽에 나가는 것 보다) 더 좋을 것 같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권씨는 약 23년간의 체조 선수 생활을 마친 뒤 현재는 운동 처방에 몰두하고 있다. 스스로 운동을 하면서 아픈 경우도 많았고, 특정 동작에 실패하는 이유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권씨는 "운동선수들에게 첫 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자기관리"라며 "매일 누군가가 마사지를 해주면 좋겠지만 아마추어 선수들이 그런 케어를 받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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