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 예지몽? 정혜림 "임신하는 꿈꿨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뉴스1) 정명의 기자 = '허들 공주' 정혜림(31·광주광역시청)이 삼수 끝에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따낸 뒤 "사실 임신하는 꿈을 꿨다"며 금메달 예지몽을 소개했다.

정혜림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크라노(GBK)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허들 100m 결선에서 13초20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정혜림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노바 에밀리아노(인도네시아)가 13초33으로 은메달, 루이 라이유(홍콩)가 13초42로 동메달을 각각 가져갔다. 정혜림은 에밀리아노에 0.12초 앞선 압도적인 1위였다.

경기 후 정혜림은 "좋은 꿈을 꿨다. 사실 임신하는 꿈이었는데, 아이를 갖는 꿈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길몽이라고 하더라"고 지난 밤 꿈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혜림의 남편은 육상 대표팀에서 도약 종목 지도를 맡고 있는 김도균 코치다.

정혜림에게는 간절한 금메달이었다. 그는 아직 아시안게임 메달이 없다. 2010년 광저우에서는 예선 탈락했고, 2014년 인천에서는 결선서 마지막 허들이 발에 걸리는 실수로 4위에 그쳤다.

정혜림은 "종합대회 메달이 없어 정말 간절했다. 허들의 정혜림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허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위해서 내가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기쁨과 책임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정혜림 스스로도 첫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해 의미가 컸지만 한국 육상에도 뜻깊은 메달이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육상에서 금메달 4개를 수확했지만 안방에서 열린 2014년 인천에서는 '노골드' 수모를 겪었다.

정혜림의 다음 목표는 한국 기록 경신과 2년 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현재 한국 기록은 2010년 이연경이 세운 13초00. 정혜림의 개인 최고 기록은 13초04으로 크게 차이가 없다.

정혜림은 "(이)연경 언니가 (8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잘 이끌어줘서 나도 이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마지막이 도쿄올림픽이 될 것 같은데 준비를 잘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정혜림과 일문일답.

-혹시 어젯밤 무슨 꿈을 꿨나.

▶좋은 꿈을 꿨다. 말하긴 곤란하지만 좋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임신을 하는 꿈을 꿨다. 그게 원하는 것을 이루는 길몽이라고 하더라.

-금메달을 딴 소감은.

▶기록은 아쉽지만 아시안게임은 결국 메달 싸움이다. 금메달을 따 정말 기쁘다. 다음에는 한국 기록을 깨고 싶다. (이)연경 언니가 (8년 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잘 이끌어줘서 나도 이자리에 있는 것 같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있었다.

-30대 들어 기록이 더 좋다.

▶아무래도 경기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일본에 가서 비슷한 선수들과 경쟁을 하다보니 경험 면에서 좋아진 것 같다.

-한국 육상에서 아시안게임 8년만에 나온 금메달이다.

▶모든 선수들이 메달을 바라고 노력하지만 여러 변수 때문에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어린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

▶비인기 종목이라 설움도 있고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선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면 좋을 것 같다

-남은 목표는.

▶나이가 좀 있다보니 운동을 더 할지 말지 고민을 했는데 더 하게 될 것 같다. 마지막이 도쿄올림픽이 될 것 같은데 준비를 잘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아시안게임 첫 메달은 어떤 의미인가.

▶종합대회 메달이 없어 정말 간절했다. 허들의 정혜림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좀 더 열심히 하면 허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질 것 같다.

-공주라는 닉네임이 있다.

▶이제는 공주는 좀 부끄럽고 다른 것이었으면 좋겠다.

-여제는 어떤가.

▶뭐든 공주만 아니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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