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러시아 도핑 폭로자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 양재상 기자

(서울=뉴스1) 양재상 기자 =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문제를 세상에 알린 내부 고발자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놨다.
AFP통신은 12일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문제를 폭로했던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전 모스크바 반도핑연구소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로드첸코프는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어 숨어 지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고발 후 로드첸코프는 러시아 반도핑기구의 고위 관계자가 갑작스런 죽음을 맞자 2015년 11월 미국으로 망명했다. 러시아에는 로드첸코프의 체포영장이 발부돼있다.
그는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내가 입다물고 있기를 원한다"고 밝히며 "나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러시아에서는 진실을 말하지 못했지만, 미국에 와서야 진실을 말하게 됐다"고 전했다.
로드첸코프는 지금도 도핑 문제를 끄집어내고 변화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림픽이 아무런 문제 없는 깨끗한 '경쟁의 장'을 형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올림픽 수준이 높아지리라 기대할 수 있으나 꼭 10% 내지 15% 정도 구제불능인 선수들이 있다. 이들에게는 어떠한 조치도 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으로 로드첸코프는 도핑 조작에 사용된 기술 개발에 자신도 관여했다는 점을 인정하며 "내 경험과 기술로 문제를 일으키게 돼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의 내부고발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에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 대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자격으로 선수 개개인이 출전하도록 했고, 그 결과 러시아 선수 168명이 올림픽에서 경쟁하고 있다.
로드첸코프는 고국을 떠난 후 미국 뉴스 프로그램 '60분' TV 인터뷰에 처음으로 출연해 미국에서 공포에 떨며 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로드첸코프는 변장을 하고 방탄조끼를 입은 채 인터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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