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키까지 늘리며…'간절했던' 선수, '냉정했던' 7개 구단
남자부 트라이아웃 11일부터 실시
- 이재상 기자
(인천=뉴스1) 이재상 기자 = "키가 실제랑 좀 다른 것 같아요."
11일부터 인천송림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배구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을 지켜보기 위해 7개 구단 관계자들이 모두 모였다. 디펜딩 챔피언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을 비롯해 신치용 삼성화재 단장 등 각 구단 프런트 및 전력분석원들이 총출동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시행되는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은 취재진들과 지원 선수, 구단 관계자들이 모여 진지한 분위기였다.
2016-17시즌을 앞두고 처음 시행되는 남자부 트라이아웃은 국적, 나이, 포지션에 제한이 없다. 외국인 선수 연봉은 30만달러(약 3억7000만원)로, 각 구단은 옵션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 3만달러, 정규리그 우승 2만달러, 플레이오프 진출 1만달러, 출전 승리수당 1000달러를 줄 수 있다. 각 구단이 주는 수당도 정확히 규정화했다.
각 구단들은 3일 동안 연습 경기를 지켜본 뒤 최종적으로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구단별 외국인선수 선발 인원은 각 1명으로, 선발방식은 전년 성적 역순의 차등 확률 추첨제로 선발한다.
이에 앞서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4일 트라이아웃에 참가할 신청자 지원을 마감한 뒤 7개 구단을 대상으로 희망 초청선수를 조사해 참가선수를 추렸고, 1~24위까지 선수들을 초청했다.
선수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어필하며 각 구단의 눈에 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들은 1~24번의 숫자가 적힌 조끼를 입고 경기에 나섰는데 번호는 각 구단이 영상을 보고 매긴 순위였다. 물론 선수들은 이 숫자의 의미에 대해 알진 못한다.
24명의 선수들은 3일 동안의 연습경기를 통해 최종적으로 7명의 선수가 선택을 받게 된다. 오전 오후로 조를 나눠 여러 차례 평가전을 진행한다. 세터와 리베로의 경우 한국 선수들이 함께 연습 경기를 치른다.
이들은 각 구단의 눈에 띄기 위해 최선을 다해 코트에서 땀을 흘렸다. 연습경기에 나섰던 세터 유광우(삼성화재)는 "포지션이 겹치는 경우도 있고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서로 공을 달라고 소리치기도 하고 토스가 어긋나면 성질을 내기도 한다. 공도 잘 줘야 한다"고 웃었다.
어떻게든 구단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키를 실제보다 늘려 적어내는 경우도 나왔다. 그만큼 선수들은 절박했다.
트라이아웃 전부터 전체 1순위로 주목을 끌었던 스티븐 모랄레스(24·푸에르토리코)의 경우 프로필에 적힌 키는 200㎝였지만 이날 신체검사에서는 192.1㎝가 나왔다. 무려 8㎝나 높여 적어낸 것. KOVO는 이날 오전 훈련이 끝난 뒤 오후 연습 경기를 앞두고 현장에서 직접 키와 체중을 측정했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역시 영상은 믿을게 못 된다"고 웃은 뒤 "비디오로 봤을 때는 굉장히 괜찮아 보였는데 실제 뛰는 것을 보니 기대 이하"라고 밝혔다.
선수들은 저마다 강점을 어필하며 V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2013-14시즌 러시앤캐시(OK저축은행 전신)에서 뛰었던 바로티(25·헝가리)는 "오랜만에 한국에 오니 기분이 좋다"면서 "한국에서 어떻게 훈련하는지 등을 잘 알고 있다. 꼭 다시 V리그에서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면 의욕이 넘치는 선수들과 달리 '용병 농사'가 굉장히 중요한 각 구단들은 비교적 신중했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은 "아직 시차 적응이 안 된 부분도 있고, 생각했던 것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많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최 감독은 "역시 영상은 믿을 게 못 된다"고 웃은 뒤 "공을 다루는 기술이 기대했던 것만큼은 안 되는 것 같다. 아직 시차 문제도 있고, 3일 동안 연습 경기하는 것을 면밀히 살펴야 겠다"고 밝혔다.
KOVO 관계자는 "여자부 트라이아웃의 경우에도 첫 날보다 2,3일 차가 돼서야 잘하는 선수들의 윤곽이 나왔다"면서 "마지막 날까지 가봐야 할 것 같다. 각 구단들의 선택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