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vs AI] 포석도 끝내기도 되는 알파고, 이세돌 돌파구 있나

이세돌 9단 (구글 제공) ⓒ News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2연속 불계패를 당했다. 두 번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세돌 9단을 벼랑끝으로 몰아붙였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 6층 특별대국장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211수만에 백 불계패를 당했다. 제1국에서 186수만에 당한 불계패에 이어 2연속 불계패다.

이세돌 9단의 이같은 위기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지난 1월 알파고와의 대국이 확정된 뒤 이세돌 9단은 "5승0패냐 4승1패인가가 중요하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제1국이 끝나고 이세돌 9단은 "이제 확률은 5대5"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더니 제2국 후에는 "한 경기라도 이기도록 하겠다"면서 알파고의 기력을 인정했다.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판후이(중국) 2단과의 대국보다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5개월 동안 기보 100만여개를 소화하면서 수준을 끌어올렸는데 이는 이세돌 9단을 비롯해 많은 바둑 전문가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국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포석에 약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이세돌 9단은 제1국에서 7번째 수만에 변칙적인 수를 놓으면서 흔들기에 나섰다. 그러나 알파고는 이를 막아냈고 오히려 안정적인 포석을 펼치면서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돌렸다. 초반부터 기세를 내준 이세돌 9단은 제1국에서 30여분의 제한 시간을 남겨두고 돌을 던졌다.

제2국에서 이세돌 9단은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대국 초반 안정적으로 돌을 두껍게 하면서 알파고의 실수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제1국 막판에 보였던 알파고의 몇 차례 실수를 노리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제2국의 알파고는 제1국과 달랐다. 대국 막판에 가서 오히려 이세돌 9단을 압박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였다. 중반까지 우세한 흐름을 잡던 이세돌 9단은 끝내기 과정에서 흐름을 내줬고 결국에는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 두 번의 대국에서 나타난 알파고는 포석과 끝내기에서 모두 강했다. 예상을 훨씬 벗어나는 강한 모습이다.

이런 알파고를 상대로 앞으로 1패만 더 당하면 이번 대결에서 패하게 되는 이세돌 9단에게 돌파구는 없을까. 이세돌 9단과 유창혁 9단은 초중반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세돌 9단은 제2국이 끝난 뒤 "지난 두 번의 대국을 통해 중반 이후로 승부처가 넘어가면 어렵다고 느꼈다. 그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창혁 9단 역시 "아무래도 선택지가 많은 초중반에 알파고가 약한 모습이다. 대국 초중반에 무리하지 않는 모양 바둑을 두면서 어렵게 경기를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도 "알파고가 계산 바둑을 하는데 초중반에 이런 계산 실수가 몇차례 나왔다"고 분석했다.

제1국에서 지적됐던 지나친 과감성과 제2국에서 문제가 됐던 지나친 신중함 사이의 절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세돌 9단의 컨디션 회복도 승리를 위해 필요하다. 양재호 사무총장은 "이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을 앞두고 인터뷰, 행사, 대회 등 많은 일정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다. 컨디션 회복이 지금은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은 11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12일 오후 1시 알파고와 제3국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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