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새해에는 제 전성기가 올까요?"

[을미년,다시 뛴다③] 2014년 AG 金 등 맹활약, 2015 터키 리그 ·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도전

´배구 여제´ 김연경(27·페네르바체)이 을미년 새해를 맞아 팬들에게 덕담을 건넸다. ⓒ News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배구 여제' 김연경(27·페네르바체)에게 2014년은 다사다난했다.

생애 처음으로 여자배구대표팀의 주장을 맡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터키 리그뿐만 아니라 브라질, 마카오, 중국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을 펼치며 정신없는 2014년을 보냈다. 몇 년 간 소속팀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해결되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외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배구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김연경은 연말 휴식기를 맞아 지난달 22~27일까지 6일 간의 짧은 연휴를 국내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 김연경은 지난해 12월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터키 이스탄불로 돌아갔다. 그는 올 시즌 페네르바체의 리그, 챔피언스리그, 컵대회 우승까지 3관왕을 목표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태극마크의 의미

이선구 여자배구대표팀(GS칼텍스) 감독은 김연경에 대해 타고난 주장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감독은 "리더십도 있고 코트에서 보여주는 모습이 천상 주장이다. 상대가 김연경의 이름값에 압도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태극마크와 대표팀에 대해 "더 특별한 책임감을 주는 곳"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201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며 "유독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우승을 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언니들과 동생들이 합심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서로 간에 믿음이 있었다. 주장이라는 것이 내게 더 큰 책임감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2015년에도 변함없이 태극마크를 달고 코트를 누빌 예정이다.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대회는 5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이다. 여기서 우승을 할 경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김연경은 "런던 올림픽에서 아쉬움이 있기 때문에 올림픽 무대에 대한 동기부여가 있다"며 "잘 준비해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해 아쉽게 동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당시 한국이 4위에 머물렀음에도 김연경은 여자 배구 MVP에 선정되는 등 활약을 인정 받았다.

2일 오후 인천 동구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시상식에서 한국 김연경이 금메달을 들고 있다. 2014.10.2/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배구계의 메시+호날두

지난 시즌 월드리그에서 한국과 경기했던 감독들은 상대 팀이지만 김연경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독일 대표팀 감독은 "김연경을 축구로 따지자면 메시와 호날두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 리시브를 담당하면서 저런 공격을 할 수 있는 선수는 전 세계에 없다. 세계 최고의 선수다"고 엄지 손가락을 세웠다. 김연경은 상대 리시브를 모두 받아내면서도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가 김연경을 최고로 손꼽는 가장 큰 이유다.

김연경은 2015년 한국 나이로 28세가 됐다. 일본을 거쳐 유럽 최고 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연경은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전성기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연경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자신을 향한 칭찬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자세를 낮춘 뒤 "배구를 하면서도 '과연 이게 최선일까', '어떻게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한다. 많은 분들이 지금이 전성기라고 하는데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내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오히려 "2015년에는 제 전성기가 과연 올까요?"라고 되물은 뒤 환하게 웃었다.

◇ 터키 생활 4년 차

김연경이 터키 이스탄불에서 생활한지도 벌써 4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성격이 털털하고 붙임성이 좋은 김연경이지만 오랜 타국 생활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김연경은 "가끔 한국에서 열리는 V리그 경기를 볼 때면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면서 "그럴 땐 예능 프로를 보며 외로움을 달랜다. 혼자 생활하는 것이 오래됐지만 한국이 그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웃었다.

김연경은 2009년부터 2011년 5월 페네르바체로 이적하기 전까지 일본 JT마블러스에서 생활한 덕분에 일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렇다면 김연경의 터키어 실력은 과연 어떨까? 김연경은 "기본적인 의사 소통은 가능하지만 아직 완벽하진 않다"며 "터키어는 정말 어렵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생활하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다"며 웃음을 지었다.

예전 한 케이블 방송에서 김연경의 터키 생활에 대해 동행 취재를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스탄불 곳곳에서 월드스타 김연경을 알아보고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김연경은 "터키의 경우 여자 배구의 인기가 높아서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페네르바체 김연경. (페네르바체 홈페이지 캡쳐)

◇ 배구 여제의 새해 소망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김연경은 부상을 달고 산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김연경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안 아픈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김연경은 새해 가장 큰 소망으로 '건강'을 꼽았다. 그저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배구를 하는 것이다.

김연경은 "2015년에는 무엇보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배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부상 없이 한 해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자 바람이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2015년 을미년을 맞아 팬들에게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새해에도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바라는 모든 일들이 이뤄지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