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男 체조 단체 ‘銀’ , 주장 이상욱 “이런 분위기는 처음”
- 표권향 기자
(인천=뉴스1스포츠) 표권향 기자 = “지금까지 이런 분위기가 없었다.”
한국 체조 남자 대표팀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일까.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여유로운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떤 활력소가 있었을까.
양학선(22·한체대)을 비롯한 주장 이상욱(29·전북도청), 신동현(25·포스토건설), 김희훈(23·인천시청), 이중(22·한국체대), 박민수(20·한양대)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21일 열린 단체 결승전에서 총점 350.875점을 받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 은메달이었다. 한 선수의 독무대가 아닌 6명의 선수가 합작한 땀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대표팀은 안마를 시작으로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마루 순으로 경기를 치렀다. 선수들은 미리 계획이라도 한 듯 매 종목에서 한 명씩 활약을 펼치며 1위를 노렸다.
누구 한 명이 특별히 돋보이지도, 묻히지도 않았다. 6명의 선수가 만들어낸 하나의 무대였다.
주장 이상욱은 “지금까지 이런 분위기가 없었다”며 엄지를 치켜 올렸다. 이상욱은 “숙소에서 나오기 전까지 서로 실수했다고 해서 쳐지지 말자고 말했다. 메달도 메달이지만, 기죽지 않고 뒤로 빠지지 않고 ‘으쌰으쌰’ 할 수 있도록 서로 응원해주자고 했다. 선수들이 이를 지켜줘 주장으로서 뿌듯하다”며 웃었다.
이날 한국은 금메달을 놓고 1위 일본, 3위 중국과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메달의 주인공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선수들의 경쟁은 불타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링(57.975, 4위)에서 밀려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상욱은 “일본과 중국의 훈련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는 우리가 우승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면서 많은 훈련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이상욱은 “경기를 시작한 뒤 상대 선수들의 기술이 좋다보니 밀리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분위기만큼은 끝까지 만만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선수들의 경기운영 능력이 깔끔하다 보니 밀리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책했다.
대신 이날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서로 배려하며 응원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체조 팬들도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상욱은 “(양)학선이로 인해 체조가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학선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왔는데 체조의 매력을 느껴 다시 찾는 분들이 많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상욱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는대로 세계대회를 위해 바로 출국한다. 현재 선수들이 부상을 안고 있는데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대회에서도 단체전 결승에 들어 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다. 선수들이 어떻게 자신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무사히 잘 마치고 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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