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포 떼고 金 박수호 감독 "선수들 덕분…평생 간직하고 싶은 날"[AG]

박지수·박지현 제외…전력 약화 우려 깨고 우승
'황금 세대' 평가에 "아직 이르다" 선 긋기도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박수호 감독이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나고야=뉴스1) 이상철 기자 = '쌍두마차' 박지수와 박지현 없이 12년 만에 여자 농구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끈 박수호 감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고의 성과를 낸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농구대표팀은 26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75-70으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금메달을 따서 정말 기쁘다. 이런 날이 또 올지 모르겠지만, 평생 간직하고 싶은 날"이라며 "이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 농구는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땄다. 원정 아시안게임으로 범위를 넓히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의 쾌거다.

대회 개막 전만 해도 한국 여자 농구의 우승은 쉽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박지수와 박지현이 빠진 데다 엔트리도 한 명이 부족한 11명만 등록했다. '차·포'를 떼고 대회에 임한 셈인데, 박 감독과 선수들은 금메달로 부정적인 전망을 깨버렸다.

박 감독은 '팀'으로 정상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임했을 때부터 특정 선수 위주로 훈련하거나 경기를 운영한 적이 없었다. 주축 선수들이 다 있었다면 훨씬 수월했겠지만. 없는 상황을 탓할 수만은 없었다"며 "11명의 선수 중 단 한 명이라도 못 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했다. 선수들이 자신 있게 잘 해줬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척박한 환경에서 일군 우승에 대한 의미도 컸다.

박 감독은 "현재 여자 농구의 선수층이 매우 얇다. 그럼에도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와 주면 이렇게 좋은 성적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저도, 선수들도 처음 알았다. 앞으로 선수가 없더라도 가용 선수를 데리고도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한국 농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남녀 농구대표팀이 나란히 결승에서 일본의 홈 텃세를 이겨내고 동반 금메달을 수확했다. 3x3 농구에서도 남자부 금메달, 여자부 동메달을 땄다.

이에 '황금 세대'가 도래했다는 찬사 쏟아지고 있지만, 박 감독은 "적어도 여자 농구는 아니다"라며 냉철한 평가를 했다.

그는 "남자 농구는 황금 세대가 맞지만, 여자 농구를 그렇게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선을 긋고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잘해줘서 따낸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여자 농구가 모자란 부분이 많다. 그래도 대표팀 선수들이 우승하고 금메달을 따는 모습이 어린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것 같다. 이번 우승이 농구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