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 "남자 농구 금빛 기운 받았다…일본전 죽기 살기로"[AG]

결승서 일본 꺾고 12년 만에 정상…16점 6리바운드 활약
"한국 낮게 평가하는 것에 화나…하나로 뭉친 게 좋은 결과"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소희가 3점슛을 하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나고야·서울=뉴스1) 이상철 서장원 기자 = 12년 만에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이소희(부산 BNK)가 앞서 금메달을 딴 남자 농구와 남자 3X3 농구 대표팀의 '금빛 기운'이 우승을 일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 농구 대표팀은 26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결승에서 일본을 75-7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 농구가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것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이소희는 30분06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3점슛 2개를 포함해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 한국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결승뿐만 아니라 조별리그부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한 그는 소속팀 일정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박지현(LA 스파크스)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특히 중국과의 준결승에 이어 일본과의 결승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존재감을 드러내며 한국의 12년 만의 정상 탈환에 앞장섰다.

경기 후 만난 이소희는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면서 "원정에서 (남녀) 동반 금메달이 최초라고 들었는데, 그런 영광을 누릴 수 있어 더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 농구의 우승으로 한국 농구는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3개를 수확했다.

남자 농구 대표팀이 먼저 정상에 올랐고 남자 3X3 대표팀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여자 대표팀까지 일본을 꺾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오르면서 한국 농구가 잇달아 금빛 낭보를 전했다.

이소희는 먼저 금메달을 딴 남자 대표팀의 기세가 여자 대표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그는 "남자 농구가 스타트를 너무 잘 끊어줘서 그 기세를 여자 농구가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 이소희가 3점슛을 넣으며 2쿼터를 42대 23으로 끝내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금메달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이날 경기 전까지 일본을 상대로 7연패를 당했다. 당장 지난달 일본에서 치른 원정 2연전에서도 모두 패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잡았다. 그것도 상대 안방에서 길었던 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12년 만의 금메달을 완성했다.

이소희는 일본을 넘은 원동력으로 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오늘은 정신력으로 한번 이겨보려고 했다. 정말 죽기 살기로 했다"며 웃었다.

이소희 개인에게도 이번 대회는 한 단계 성장하는 무대가 됐다.

전날 중국과의 준결승부터 경기력이 올라온 그는 일본과의 결승에서도 16점을 책임지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소희는 "저는 분위기를 잘 타는 선수다. 중국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게 영향이 있었다"면서 "(중국전 이후) 자신감이 붙었고, 그게 오늘 경기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박소희, 정현, 안혜지, 이소희가 26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결승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6.9.26 ⓒ 뉴스1 안은나 기자

어느새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해 국제 종합대회 금메달까지 목에 건 이소희는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참았던 눈물을 펑펑 쏟았다.

그는 "애국가가 나오는데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면서 "제가 많이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다 보니 상대 선수들도 저에 대해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런 점이 이번 대회 활약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한국 농구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털어놨다.

이소희는 "국제대회에 나가보니 한국을 조금 낮게 평가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면서 "그런 부분을 깨기 위해 선수들이 열정을 모아 하나로 똘똘 뭉쳐서 연습을 많이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자신감은 이제 소속팀으로 이어간다.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우승을 경험하며 한 뼘 더 성장한 이소희는 '금빛 기운'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가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이소희는 "팀에 돌아가서 동료들과 손발을 맞춰봐야 하겠지만, 말하는 대로 될 거라고 믿기에 잘될 거라고 감히 말씀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