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묵은 숙제 끝낸 곽빈 "이제야 한 풀었다…스스로 100점"[AG]
2023년 AG 金 땄지만 몸 상태 문제로 결장
대만·일본 상대로 ERA 0.73 활약…"100점 만점"
- 이상철 기자
(도요하시=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에이스' 곽빈(두산 베어스)이 두 번이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아시안게임 야구 5연패를 견인했다. 3년 전 항저우 대회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공을 한 개도 던지지 못하고 금메달을 땄던 그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하며 한풀이에 성공했다.
곽빈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대회 야구 결승 일본전에서 선발 등판해 6⅓이닝 111구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의 피칭을 했다. 곽빈의 호투 속에 한국은 8회 터진 김도영, 문보경의 적시타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지난 21일 대만과 대회 첫 경기에서도 6이닝 무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진 그는 자신에게 주어졌던 임무를 완수했다.
곽빈의 이번 대회 평균자책점은 불과 0.73이다. 류지현 야구 대표팀 감독도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곽빈을 선정하며 엄지를 세웠다.
경기 후 만난 곽빈은 "스스로에게 100점 주고 싶다"며 "지난 대회에서는 (내가 던질 수 없어 에이스를 맡아야 했던) 문동주한테 너무 미안했다. 지금 이 자리를 와보니까, 동주가 어린 나이에 정말 큰 짐을 들고 있었다는 게 생각났다. 계속 미안하고 고맙다. 이제야 마음에 있던 한이 풀렸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주장 노시환이 "곽빈을 하느님처럼 느낀다"고 한 말에 그는 "(소)형준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챙겨주는데,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후배들에게 이것저것 요구한 건 없었다. 그러다가 정작 부진하면 애들을 평생 못 볼 것 같아서 조용히 혼자 지냈다"고 웃었다.
결승전 호투에 대해서는 "경기를 준비하는데, 비가 내리고 날씨가 쌀쌀해 열감이 올라오지 못했다. 1회 공을 던지는데 (좋지 않아서) 걱정이 컸다. 최원호 코치님과 (소)형준이가 '신경 쓰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는데, 그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1-0으로 앞선 7회말에 곽빈은 안타 3개를 맞고 동점을 허용,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안타 한 개가 더 나오면 뒤집힐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두 번째 투수 조병현이 후속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대표팀과 곽빈을 구했다.
곽빈은 "제 힘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다"며 "(조)병현이가 위기 상황에 나와서 도와줘서 정말 기뻤다"고 돌아봤다.
두 번째 아시안게임을 마친 곽빈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는데, 풀지 못해서 미뤄뒀던 숙제를 다 푼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심하고 말씀드리면 한국 야구가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질책보다는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시면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격려와 응원을 당부했다.
곽빈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대표팀 부동의 에이스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그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향한 의지에 대해서는 곽빈은 "미국 무대에서 뛰는 게 꿈이었다. 올해 부족한 부분을 내년 시즌까지 더욱 다듬어 최고의 상태로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28일 귀국하는 곽빈은 이제 소속팀을 위해 공을 던져야 한다. 곽빈과 최민석이 야구대표팀에 차출된 두산은 27일 현재 67승 5무 63패로 5위에 자리하고 있다. 7경기가 남았지만, 순위 변동 없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가능성이 크다.
그는 "팀이 포스트시즌에 거의 진출할 수 있는 상황인데, 빨리 회복해서 최대한 도움이 되겠다. 또한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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