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마침표' 박영현 "원석이 형·형준이 형에게 메달 선물해 기뻐"[AG]

일본과 결승전서 8회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 역투
"항저우 때 우석이형 마음 이제야 알 것 같아"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마무리 박영현이 8회말 1사 2루 상황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6.9.27 ⓒ 뉴스1 김도우 기자

(도요하시·서울=뉴스1) 이상철 서장원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 마무리 투수 박영현(KT 위즈)이 운명의 한일전에서 승부처에 등판해 1⅔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으며 아시안게임 5연패를 완성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직접 잡아낸 그는 KT 동료 오원석과 소형준에게 금메달을 선물할 수 있어 더욱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박영현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 8회말 구원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한국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박영현은 한국이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1사 2루의 위기 상황에서 조병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등판하자마자 더 큰 위기와 마주했다. 첫 상대 무코야마에게무코야마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에 몰렸다.

여기서 박영현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다음 타자 아이자와를 7구 승부 끝에 삼진 처리한 박영현은 야노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박영현은 다시 한번 실점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미즈타니를 삼진, 사토를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채웠지만, 대타 후쿠이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츠지모토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에 몰렸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영현은 대타 시바사키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직접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박영현은 더그아웃에서 뛰쳐나온 동료들과 얼싸안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만난 박영현은 "8회부터 나갈 수 있다고 들었고 준비하고 있었다. 9회에도 나갈지는 몰랐는데, 맡겨주셔서 잘 막았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간절했던 만큼 좋은 기회에 금메달을 따게 돼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9회 위기 상황에서도 마무리 투수답게 담대했다.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대한민국 박영현이 8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2026.9.27 ⓒ 뉴스1 김도우 기자

박영현은 "대형 파울이 나왔을 때도 아무 느낌이 없었다. 어차피 삼진을 잡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볼넷을 준 것은 아쉬웠지만 다음 타자를 막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힘든 건 없었다"고 돌아봤다.

우승을 확정 짓는 마지막 삼진을 잡은 순간에는 감정이 북받치기도 했다.

그는 "2사 후에는 (우승 생각에) 살짝 울컥했는데 눈물은 나지 않았다. 잘 막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같은 팀 (오)원석이 형과 (소)형준이 형에게 좋은 메달을 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영현에게는 3년 전 항저우와는 또 다른 의미의 금메달이었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 막내급 투수였던 박영현은 고우석이 마무리 투수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모습을 지켜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신이 대표팀의 마무리를 맡아 직접 금메달을 확정했다.

그만큼 어깨에 얹힌 책임감도 달랐다.

박영현은 "이번 대회는 정말 힘들었다. 항저우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야구할 때였다. 그때도 책임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중요한 경기에서 계속 던졌다"고 말했다.

이어 "우석이 형의 마음을 이제야 좀 알 것 같다"며 "오늘도 심판님이 공을 잡아주지 않은 상황이 나왔지만 '내 공을 던지자'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