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묵은 LG의 숙원…오스틴, 구단 최초 MVP 정조준

최근 2번 우승에도 MVP 없어…오스틴, 전반기 타격 지표 압도
한화 허인서는 양의지 이후 16년 만의 '포수 신인왕' 도전

올 시즌 MVP 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 오스틴 딘.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LG 트윈스는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통합 우승을 일구며 2020년대 최초의 2회 우승을 달성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하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군림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LG가 44년째 풀지 못한 숙원이 있다. 바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이다. '신바람 야구'를 표방하며 2차례 우승했던 1990년대에도, 그리고 39년 만에 우승 한풀이에 성공한 2023년과 최강 자리를 확인한 2025년에도 LG에서 MVP를 배출하지 못했다.

LG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규시즌 MVP가 없는 팀이기도 하다. '최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가 무려 10회, 삼성 라이온즈가 9회이고, 9·10번째로 창단한 NC 다이노스(2회)와 KT 위즈(1회)도 MVP를 배출한 것을 감안하면, 'MBC 청룡'으로 프로야구 원년부터 함께 했던 LG 출신의 MVP가 없다는 건 의아한 기록이다.

2002년 투수 3관왕의 신윤호가 재투표 끝에 이승엽(삼성)에게 MVP를 내준 것이 LG 구단 역사에선 그나마 가장 MVP에 근접한 사례였다.

39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던 2023년엔 에릭 페디(NC),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오른 지난해엔 코디 폰세(한화)라는 '괴물 외인'의 MVP 수상을 지켜봐야 했다.

이런 가운데 올 시즌 드디어 LG의 한풀이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쳐진다. 선두 싸움을 벌이는 팀 성적은 물론, 개인 기록에서도 'MVP급' 활약을 펼치는 오스틴 딘이 있기 때문이다.

오스틴은 2023년부터 4시즌째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오스틴이 온 직후 LG는 39년 만의 우승 한풀이에 성공했기에, 그는 LG 우승의 '마지막 퍼즐', '복덩이 외인' 등의 수식어를 들으며 사랑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시즌에도 매년 타율 3할에 30홈런 100타점에 근접한 최상위급 성적을 냈지만, MVP엔 한 걸음이 부족했다. 20승에 평균자책점 2.00의 페디(2023년), 최연소 30(홈런)-30(도루)을 달성한 김도영(KIA·2024년), 17승에 평균자책점 1.89를 기록한 폰세(2025년)까지 리그에 확실한 MVP 후보에게 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오스틴 딘(LG 트윈스). ⓒ 뉴스1 김도우 기자

그러나 올 시즌은 오스틴 자신이 '확실한 MVP 후보'가 되는 모양새다.

그는 전반기 종료를 앞둔 현재까지 84경기에서 0.343의 타율과 27홈런 8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8 등을 기록 중이다. 홈런 1위, 타점 2위, 타율 3위, 장타율 1위 등 타격 주요 지표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다. 현시점 MVP 한 명을 꼽는다면 단연 오스틴일 수밖에 없다.

후반기에도 이같은 성적을 유지하고, LG의 성적이 크게 곤두박질치지 않는다면 오스틴의 이름은 MVP 레이스에서 계속 언급될 터다. 무엇보다 김도영과의 홈런 경쟁에서 뒤지지 않고 홈런왕 타이틀을 획득하면 MVP 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오스틴의 경쟁자로는 홈런 2위 김도영, 타점 1위 강백호(한화) 등이 거론된다. 투수 중 가장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는 아담 올러(KIA)와 2위 삼성의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 등도 잠재적 후보군이 될 수 있다.

팀 동료 중에도 경쟁자가 나타날 수 있다. 팀을 위해 선발투수에서 마무리로 보직 변경한 손주영이다. 손주영은 현재까지 1승 19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09를 기록 중이며, 세이브 실패가 단 한 번도 없었다. 손주영이 30세이브 이상과 함께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한다면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한화 이글스 허인서. ⓒ 뉴스1 김성진 기자

신인왕 레이스에선 한화 이글스의 신예 포수 허인서가 앞서간다.

허인서는 2022년 데뷔했지만 지난해까지 1군 출전 경기가 28경기에 불과해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72경기에서 0.293의 타율과 12홈런 45타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백업 포수였지만, 어느덧 베테랑 최재훈을 밀어내고 팀의 '주전 안방마님'이 됐다.

만일 허인서가 후반기에도 페이스를 유지해 신인왕에 오른다면, 2010년 양의지(두산) 이후 16년 만의 '포수 신인왕'이 된다. 허인서를 필두로 올 시즌 리그에 '포수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기록이다.

역대 기록으로 봐도 포수 신인왕은 드문 기록이다. 1999년 홍성흔(OB)과 2010년 양의지 두 명만이 신인왕을 차지한 포수였다.

한화 출신 신인왕은 이정훈(1987년), 김태균(2001년), 류현진(2006년), 문동주(2023년) 등 역대 4명이 있었다. 허인서는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잡았다.

허인서의 신인왕 경쟁자로는 장찬희(삼성)와 박준현(키움) 등 '순수 신인' 투수가 꼽힌다.

장찬희는 4승4패 평균자책점 4.58, 박준현은 1승4패 평균자책점 3.67로 아직 허인서에 비해 임팩트는 부족한 편이다.

더구나 장찬희는 최근 팔꿈치 염증 진단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부상 회복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