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폭격' 삼성 최형우 "8회 2루타, 눈 감고 돌렸는데 운 좋았다"

이적 후 첫 광주경기 4출루 4타점에 쐐기 3점포
"오늘 잘해도 내일 걱정…올해만큼은 잘하고파"

7일 KIA전 1회초 첫 타석에 앞서 KIA 팬들을 향해 인사하는 최형우(삼성). (삼성 라이온즈 제공)

(광주=뉴스1) 권혁준 기자 = 승부의 세계에 '자비'는 없었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다시 광주를 찾은 최형우는 '친정팀' KIA 타이거즈와의 첫 만남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그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고, 내일과 모레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멋쩍게 웃었다.

최형우는 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석 3타수 2안타(1홈런) 1득점 4타점 2볼넷의 맹타를 휘둘러 팀의 10-3 승리를 주도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KIA에서 뛰었던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자신이 데뷔했던 삼성으로 재이적했다. 이날 경기는 최형우가 이적 후 처음으로 '옛 홈구장' 광주를 찾은 날이었다.

그는 1회초 첫 타석에 앞서 KIA 팬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광주 팬들도 박수와 환호로 최형우를 맞았다.

경기 후 만난 최형우는 "내 앞에서 (류)지혁이가 홈런을 쳐서 팬들이 조용하시더라"면서 "그래서인지 크게 다른 느낌이 들진 않았다"고 했다.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 News1 권혁준 기자

다른 유니폼을 입고 찾은 광주지만 경기를 치르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는 "원정 더그아웃에 있는 건 조금 낯설었지만, 타석에서 공을 보는 건 많이 해봐서 익숙했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난 그는 2, 3번째 타석에선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갔다. 삼성 타선은 양현종에게 꽁꽁 묶여 6회까지 단 2안타에 묶였다.

최형우 스스로도 "3번째 타석까진 한 게 없었다"고 했는데, 베테랑답게 경기 후반 승부처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팀이 8회초 1사 1,2루에서 우익선상 1타점 2루타로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고, 9회초엔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까지 때렸다.

잠잠하던 삼성 타선도 최형우와 함께 연쇄 폭발하며 8, 9회에만 대거 9점을 쏟아내 역전승을 완성했다.

삼성 최형우가 7일 열린 KIA전에서 9회초 홈런을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 제공)

최형우는 "8회 2루타 상황에선 칠 것이라 전혀 생각을 못 했다"면서 "전상현 투수의 공이 워낙 좋아서 어떻게 쳐야 하나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추워서 스윙도 제대로 안 됐다. 그냥 '눈감고 돌린다'는 식으로 자신 없게 돌렸는데 그게 좋은 타구가 됐다. 운이 좋았다"고 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선 장타를 의식했다고 했다. 그는 "점수 차가 벌어져 있었기에 풀스윙했다"고 말했다.

최형우의 3점 홈런이 나온 뒤엔 KIA 쪽 응원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후 홈 관중들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최형우는 이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감사하다"고 했다.

삼성 최형우. (삼성 제공)

다만 이날 승리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7회까지 아무것도 못 하고 있었는데, 그대로 졌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면서 "다행히 8회부터 따라가서 역전까지 했기에 의미 있는 1승"이라고 했다.

여전히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는 그지만 걱정은 많다. 10년 만에 삼성으로 돌아왔기에, 첫 시즌만큼은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최형우는 "오늘 잘했지만 또 내일이 걱정된다"면서 "다시 왔기 때문에 팬들께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만큼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