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부터 무너진 정해영…KIA, 올해도 '뒷문 불안' 반복되나
6회까지 5-0 리드, 7회 3실점…9회 정해영 흔들려
정해영, 작년 7블론 불안감…올해 개막전도 부진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다잡았다고 생각됐던 경기를 내주는 것만큼이나 맥 빠지는 일은 없다. 1위에서 8위의 추락을 겪었던 KIA 타이거즈의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이 바로 불안한 뒷문이었는데, 올해도 개막전부터 비슷한 모습이 반복됐다.
KIA는 지난 2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에서 6-7로 패했다.
너무도 뼈아픈 패배였다. 이날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6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했고, 타선은 SSG 선발투수 미치 화이트를 공략하며 5점을 뽑았다. 6회까지 5-0, 무난한 승리 시나리오였다.
그런데 불펜진이 3이닝 동안 5점의 리드를 못 지켰다. 7회 등판한 '이적생' 김범수가 시작이었다.
김범수는 등판하자마자 볼넷을 내준 뒤 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초래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아웃카운트를 단 한 개도 잡지 못했다.
급하게 올라온 성영탁은 김범수가 내보낸 주자 3명을 모두 들여보냈다. 사력을 다해 틀어 막아보려 했지만, 포수 김태군의 패스트볼이 나오는 등 아쉬움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9회였다. 9회초 KIA가 귀중한 추가점을 내 6-3이 됐고, 세이브 요건이 정확히 충족해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올라왔다.
그러나 정해영은 9회말 등판하자마자 최지훈에게 볼넷을 줬다. 이후 조형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안상현에게 2루타를 맞았다. 1사 2,3루에선 오태곤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5-6까지 쫓겼다.
결국 KIA는 투수 교체를 결정했는데, 뒤이어 등판한 조상우도 제구 불안에 시달렸다. 박성한에게 볼넷,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내주며 동점을 줬고, 최정에게 볼넷을 줘 만루를 채웠다.
이후 김재환의 타석에선 초구에 어이없이 빠지는 폭투가 나오면서 6-7 대역전패가 완성됐다.
이날 KIA의 경기 흐름은 지난 시즌과 아주 흡사했다. 중반 이후까지 승기를 잡은 뒤 뒷문이 무너지며 허무한 역전패를 당하는 그림이다.
특히 2024시즌 '구원왕' 출신 마무리 정해영의 부진이 뼈아팠다. 정해영은 지난해 60경기에서 61⅔이닝을 던지며 3승7패 27세이브를 기록했다. 세이브 숫자는 2024시즌(31세이브)보다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평균자책점이 3.79, 블론세이브가 7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51을 찍는 등 세부 지표가 형편없었다.
팀의 마지막을 책임져야 할 마무리투수가 흔들리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었고, 잡아야 할 경기를 숱하게 내준 KIA는 8위로 고꾸라졌다.
정해영은 스프링캠프에서 독기를 품고 올 시즌을 준비했으나, 첫 경기부터 무너지며 또 한 번의 '트라우마'를 안았다.
특히 SSG에 부진했던 '징크스'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그는 구원왕을 차지했던 2024년에도 SSG전에선 5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크게 부진했고, 지난해에도 SSG전 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4.70에 머물렀다.
이날 9회말 정해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때린 SSG 오태곤이 "정해영 투수가 우리 홈구장에서 좋지 않은 걸 알고 있었고,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할 정도다. 상대팀 선수가 '위압감'이 아닌 '자신감'을 드러내는 게 현재 정해영의 뼈아픈 현실이다.
KIA가 시즌 시작부터 마무리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KIA는 분명 직전 시즌에도 마무리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이날 개막전에서 정해영을 빠르게 교체한 것 역시 지난해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비쳤다.
정해영이 슬럼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KIA가 예상외로 빠른 '결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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