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보경, 기적의 8강 이끈 '해결사'…"한국 야구 명예 되찾아"(종합)[WBC]
호주전 선제 투런포 포함 4타점 불방망이 활약
"원팀으로 부담 이겨내…더 높이 올라가겠다"
- 권혁준 기자, 서장원 기자
(서울·도쿄=뉴스1) 권혁준 서장원 기자 = 실낱같은 희망을 살린 야구대표팀의 기적 같은 8강행. '해결사'로 나선 문보경의 신들린 '타점쇼'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본선 1라운드 C조 호주와의 경기에서 7-2로 이겼다.
한국은 2승2패로 호주, 대만과 동률을 이뤘는데, 아웃카운트 당 실점률(0.123)에서 호주, 대만(이상 0.130)을 따돌리고 2위에 올라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2013년, 2017년, 2023년 WBC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했던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은 승리는 물론, 5점 차 이상에 2실점 이하를 기록해야 하는 어려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초반부터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면 쫓기는 흐름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여기서 문보경의 방망이가 춤을 췄다.
문보경은 2회초 안현민의 안타로 만든 무사 1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때렸다. 체코전 만루홈런에 이은 이번 대회 두 번째 홈런포.
그라운드를 돌아 홈으로 들어온 문보경은, 동료들과 손뼉을 마주치며 "할 수 있다"를 되새겼다.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한편, 스스로도 투지를 불태우겠다는 '주문'과도 같았다.
2점을 선취했지만 한국의 갈 길은 멀었다. 그리고 3회초 다시 기회가 왔다.
선두타자 저마이 존스가 2루타를 때렸고, '캡틴' 이정후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존스를 불러들였다.
안현민의 삼진으로 1사 2루에서 다시 문보경의 타석이 돌아왔는데, 문보경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이정후를 불러들였다. 4-0까지 벌린 순간이었다.
문보경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5회초 2사 2루의 찬스에서 깔끔한 좌전안타로 안현민을 불러들였다. 이 적시타로 한국은 5-0으로 8강을 위한 필요조건을 충족했다.
이후 마운드가 흔들리며 2실점 했지만, 한국은 6회 김도영의 적시타, 9회초엔 안현민의 귀중한 희생플라이로 추가 타점을 올려 승리를 지켰다.
문보경은 추가 타점을 올리진 못했지만, 자신의 역할은 이미 넘치게 해냈다. 그는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1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팀 득점의 절반을 홀로 책임진 문보경은, 기적의 8강행 일등공신이었다.
문보경은 경기 후 "17년 만에 8강 진출"이라며 "한국 야구의 명예를 되찾아 기분 좋다. 이 멤버에 포함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점수 차에 대한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며 "WBC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나오기에 투수와 타자 모두 부담될 수밖에 없다. 원팀이 돼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보경은 체코전에서 만루홈런 포함 5타점, 일본전에서 2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4타점을 추가, 1라운드 4경기에서 11타점을 기록했다.
아직 다른 조의 경기가 남아있긴 하나, 문보경은 현재까지 타점 부문 1위다. 2위 루이스 아라에스(베네수엘라·7타점), 3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미니카공화국), 오타니 쇼헤이(일본·이상 6타점) 등 쟁쟁한 '빅리거'들을 월등히 제친 압도적 성적이다.
극적으로 8강 진출을 달성한 한국은, 미국 마이에미로 향해 오는 14일 D조 1위와 맞붙는다. 당연히 쉽지 않은 경기가 이어지겠지만, '해결사' 문보경이 있다면 또 한 번의 '기적'도 기대할 만하다.
문보경도 다시 한번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맞붙는 만큼 더 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면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겠다"고 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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