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호, 대만과 지독한 악연에 울었다…4연속 1R 탈락 위기[WBC]

김도영 활약에도 연장 접전 끝 4-5 패배
최근 대만에 2승5패…9일 호주와 최종전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연장 접전 끝에 대만에 5대 4로 패배한 대한민국의 김도영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6.3.8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최근 국제대회마다 대만에 발목 잡혔던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악연에 울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만과 대회 1라운드 C조 3차전에서 연장 접전을 펼친 끝에 4-5로 졌다.

체코와 첫 경기에서 11-4로 승리, 'WBC 1차전 징크스'를 깼던 한국은 이후 일본(6-8 패), 대만에 연달아 패하면서 1승2패, C조 4위로 내려갔다. 대만은 2패 뒤 2승을 거두며 C조 3위에 올랐다.

자력으로 8강에 오를 기회를 놓친 한국은 9일 호주(2승)와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긴 뒤 '경우의 수'를 따져야한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지만, 한국은 대만과 지긋지긋한 악연에 고개를 숙였다.

이날 맞대결 전까지 한국은 프로 선수가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대만을 만나 21승13패로 우세했다. 대만은 '복병'으로 한국을 괴롭힌 적은 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됐다.

다만 2018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기울기가 바뀌었다. 한국은 2018년과 2022년 아시안게임, 2019년과 2024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대만에 일격을 당하는 등 2승4패로 열세였다.

타자들이 대만 마운드를 잘 공략하지 못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투수들 역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무너졌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조별리그 C조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연장 접전 끝에 대한민국이 대만에 5대 4로 패배하자 김도영이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이번 WBC 맞대결에서도 한국은 대만을 상대로 고전했다.

일본전에서도 피홈런 4개를 기록했던 마운드는 대만 타선을 상대로도 홈런 3개를 맞고 4점을 헌납했다. 체코, 일본을 상대로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던 타선도 대만 투수들의 공을 쉽게 공략하지 못해 안타 4개에 그쳤다.

한국은 선발 투수 류현진이 2회초 장위청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으며 분위기를 내줬다.

1-2로 끌려가던 6회말, 김도영이 역전 2점 홈런을 날리며 흐름을 바꾸는 듯 보였다. 그러나 7회초 1사 1, 2루 위기를 잘 막았던 데닝 더닝이 8회초 2사 2루에서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에게 밋밋한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역전 2점 홈런을 맞았다.

체코전에서 만루 홈런을 때렸던 페어차일드의 한 방을 주의해야했는데 실투가 뼈아팠다.

한국은 방망이에 불이 붙은 김도영의 활약으로 쉽게 무너지진 않았다. 김도영은 8회말 2사 1루에서 큼지막한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조별리그 C조 3차전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연장 10회말 1사 3루 대한민국 김혜성의 타구 때 3루 주자 김주원이 홈에서 태그아웃되고 있다. 2026.3.8 ⓒ 뉴스1 구윤성 기자

하지만 한국의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WBC 연장전은 무사 2루 상황을 만들고 승부치기를 펼치는데, 한국은 연장 10회초 수비 문제를 드러냈다. 대만 린라일의 희생번트 때 1루수 셰이 위트컴이 무리하게 3루 송구를 시도했다가 무사 1, 3루가 됐다. 결국 대만은 장쿤위의 스퀴즈 번트로 한 점을 따냈고 이는 결승점이 됐다.

이번 대만전 패배로 한국은 WBC 4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처했다. 호주가 이날 오후 7시 열리는 일본과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한국의 8강 진출 경우의 수는 사라지게 된다. 한국으로선 어느 때보다 일본을 열렬히 응원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8강 진출 여부를 떠나 대만의 벽에 또 막혔다는 건 상처가 꽤 깊다. 이번엔 다른 결과를 내겠다고, 한국계 선수를 대거 합류시키는 등 대회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으나 충격적인 패배로 돌아왔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