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따고 부담 떨친 류지현호…3년 전과 다른 한일전 준비[WBC]

2023 WBC 호주전 충격패 후 일본 상대 4-13 참패
이번 대회 체코와 첫 경기 11-4 대승 '분위기 업'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체코를 상대로 11대 4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에서 '복병' 체코를 잡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는데, 숙적 일본과 맞대결을 앞두고 부담감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얻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일본을 상대로 대회 1라운드 C조 2차전을 치른다.

이번 한일전은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선정한 가장 흥미로운 WBC 경기 중 하나로, 사실상 C조 1위 쟁탈전이 될 전망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화려한 선수층을 자랑하는 일본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활약하는 타자만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비롯해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시카고 화이트삭스), 오카모토 가즈마(토론토 블루제이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 등 5명이다.

여기에 빅리그 8년 차를 맞이한 투수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가 한국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프로 선수들끼리 맞붙은 국가대항전에서도 한국이 1무 10패로 일방적으로 밀린다. 한국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4-3으로 승리한 이후 프로 선수로 대표팀을 꾸린 일본을 꺾은 적이 없다.

2023 WBC 한일전에서는 한국이 먼저 3점을 뽑고도 4-13으로 참패했다. 타선은 꽁꽁 묶였고, 마운드는 제구 난조 속에 붕괴했다. 힘 한 번 쓰지 못한 채 한일 야구의 격차를 체감하게 한 경기였다.

당시 경기는 하루 전날 호주와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7-8 패배를 당한 여파도 컸다. '1패'를 안은 채로 껄끄러운 일본과 대결해야 했고,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이 경기력 저하로 이어졌다.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이 4대13 대패를 당했다. 2023.3.1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번 대회 한일전은 3년 전과 다르다. 한국은 5일 체코와 첫 경기에서 11-4 대승을 거두며 상쾌한 출발을 알렸다. 지난 3개 대회 연속 1차전 패배 고리를 끊어내면서 부담을 덜어냈다.

타선도 홈런 4개를 터뜨리고, 응집력을 발휘해 11점을 뽑아내는 등 예열을 마쳤다. 전체적인 전력도 강해졌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라일리 오브라이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문동주(한화 이글스) 등이 부상으로 낙마했지만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다저스),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 위트컴, 존스 등이 버티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타자가 약했던 부분도 '한국계' 셰이 위트컴(휴스턴 애스트로스),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합류로 강화했다.

여기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호령했던 류현진(한화)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으며 2024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KIA 타이거즈), 지난해 KBO리그 신인상 안현민(KT 위즈) 등이 가세하면서 투타 짜임새도 더해졌다.

5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 C조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 대한민국의 5회말 1사 1루 상황때 셰이 위트컴이 투런 홈런을 친 뒤 문보경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3.5 ⓒ 뉴스1 구윤성 기자

선수들도 더 이상 일본을 절대 못 이길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일본과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에서 9회 2사 후 터진 김주원(NC 다이노스)의 극적인 동점 홈런에 힘입어 7-7로 비겨 연패 사슬을 끊기도 했다.

위트컴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겠다"며 "타격은 자신 있다. 체코전처럼 과감하게 공격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영도 "우리 대표팀이 정말 강해졌다"며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 일본을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한국이 일본마저 꺾고 2승째를 챙긴다면,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에 1라운드 통과가 유력해진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