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 이적료 44억원 받는다…올해 선수단 총연봉 웃돌아

강정호·박병호·김하성·이정후·김혜성 이어 6번째 빅리거 배출
거액 이적료 챙겼으나 투자는 인색…3년 연속 최하위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룬 송성문. /뉴스1 DB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늦깎이' 성공 신화를 쓴 송성문(29)이 메이저리거 진출을 확정지으면서, 송성문의 원소속 구단인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 선수단 총연봉보다 많은 이적료를 받게 됐다.

AP통신은 22일(한국시간) "송성문이 샌디에이고와 4년 1500만 달러(약 221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아직 샌디에이고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입단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송성문은 3년간 계약금을 포함해 1000만 달러를 보장받고, 4년째 시즌엔 본인이 계약 연장 여부를 선택해 400만 달러를 추가 수령할 수 있다. 5년째인 2030년엔 선수와 구단 모두 동의할 때 발효되며 계약 발효 시 연봉 700만 달러, 계약 만료 시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 금액을 받는다.

외신의 '4년 1500만 달러' 보도는 송성문에게 선택권이 있는 4년 차 계약과 바이아웃 100만 달러를 포함한 금액이다.

키움의 이적료도 이 금액이 기준이 된다. KBO와 MLB 사무국이 맺은 선수계약협정에 따르면 포스팅시스템으로 진출한 선수의 보장 계약 규모가 2500만 달러 이하일 때는 이적료로 보장 금액의 20%를 지불한다.

이에 따라 키움은 1500만 달러의 20%인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받는다.

키움에 거액의 이적료를 안기는 송성문. / 뉴스1 DB ⓒ News1 황기선 기자

이는 올해 키움 구단의 연봉 상위 40명의 총액보다 많은 액수다. 지난 18일 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은 올해 43억 9756만 원을 지출했다. 이는 외국인 선수와 신인 선수 몸값은 제외된 금액이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연봉을 지출했으며, 1위인 삼성 라이온즈(132억 700만 원)의 3분의 1도 되지 않을 정도다. 1인 평균 금액(1억 994만 원)도 1억 원을 간신히 넘겼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은 그간 포스팅 이적료가 구단 살림살이에 큰 보탬이 됐다.

이번 송성문의 이적은 키움 구단이 포스팅으로 보낸 6번째 사례다.

송성문에 앞서 2015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2016년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2021년 김하성(샌디에이고), 2023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025년 김혜성(LA 다저스)이 키움에서 성장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역대 KBO리그에서 포스팅을 거쳐 빅리그에 간 선수는 송성문까지 10명인데, 이중 야수는 6명이고 이들 모두가 키움 출신이다.

키움은 강정호 때 500만 2015달러를 시작으로, 박병호(1285만 달러), 김하성(552만 5000달러), 이정후(1882만 5000달러), 김혜성(250만 달러)의 이적료로 거액을 챙겼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 히어로즈.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김혜성과 송성문의 경우 이적료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3+2년 계약을 받은 김혜성이 '+2년'과 인센티브를 수령할 경우 최대 165만 달러를 추가로 받고, 송성문이 5년 차까지 모두 뛰며 인센티브까지 받는다면 최대 230만 달러를 더 받을 수 있다.

즉 6명의 선수를 보내면서 이적료로만 5165만 2015달러를 벌어들인 셈이다. 시기에 따른 환율의 차이가 있긴 하나,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한국 돈 765억 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다만 키움은 이 돈을 가지고 전력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올해 연봉 총액에서 보듯, 몇 년째 어린 선수들을 주축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KBO리그에선 2027시즌부터 샐러리캡 하한선을 도입할 움직임도 보인다. 구단 간 전력 평준화와 고른 투자를 장려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룰이지만, 키움처럼 지나치게 돈을 쓰지 않는 구단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다.

최근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키움은 2026시즌 전망도 밝지 않다. 모기업이 없는 팀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친 '긴축 재정'이 리그 발전을 저하한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터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