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K 클럽' 중 나홀로 잔류…NC 라일리, KBO리그 '왕좌' 넘본다

폰세·와이스·앤더슨 미국행…라일리 125만 달러 재계약
구위는 리그 최상급…경기 별 편차·피홈런 줄이기 과제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 /뉴스1 DB ⓒ News1 김기태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5 KBO리그에선 무려 4명의 투수가 200 탈삼진을 넘겼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코디 폰세(한화)가 252탈삼진으로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고, 드류 앤더슨(SSG)이 245탈삼진으로 뒤를 이었다. 앤더슨의 기록 역시 종전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인 2021년 아리엘 미란다(두산)의 225탈삼진을 훌쩍 넘은 것이었다.

여기에 라일리 톰슨(NC)이 216탈삼진, 라이언 와이스도 207탈삼진을 기록했다. 강력한 구위를 앞세운 외인 에이스들이 연일 '탈삼진 쇼'를 보여주며 리그를 풍미했다.

시즌이 끝난 뒤 자연스럽게 메이저리그의 '러브 콜'이 이어졌고, '200K 클럽' 외인들의 계약 소식이 하나둘 들려오기 시작했다.

투수 4관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받으며 리그를 평정한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의 '잭폿'을 터뜨리고 미국으로 돌아갔고, 와이스는 1+1년 최대 750만 달러에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했다.

앤더슨도 1+1년 최대 1700만 달러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계약하면서 4명 중 3명이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한 뒤 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코디 폰세. /뉴스1 DB ⓒ News1 김도우 기자

반면 라일리는 유일하게 KBO리그에 잔류했다. 그는 지난 11일 원소속팀 NC와 총액 12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라일리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풍문이 돌았지만, 끝내는 잔류를 결정했다. 라일리의 재계약 금액을 감안하면 메이저리그에서 제안한 세부적인 조건이 앞선 세 명보다는 좋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라일리는 '200K 클럽' 4명 중에선 수치상 성적이 가장 좋지 못했다. 17승(7패)으로 다승왕에 올랐지만 평균자책점이 3.45로 리그 13위에 그쳤고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도 1.12로 8위였다. 폰세, 앤더슨, 와이스가 평균자책점에서 각각 1·3·6위, WHIP는 1~3위를 독식했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아쉬운 성적이긴 하다.

다만 그럼에도 200탈삼진을 훌쩍 넘기며 17승을 따냈다는 점은 라일리의 강력한 구위를 설명해 준다. 내년에 만 30세로 좀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애초 NC는 올해 라일리를 로건 앨런에 이은 2선발로 점찍고 영입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로건보다 훨씬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에이스 노릇을 해냈다.

NC 다이노스 라일리 톰슨. /뉴스1 DB ⓒ News1 김성진 기자

그렇기에 KBO리그 2년 차를 맞이하는 2026시즌의 라일리는 더욱 기대된다. 경기별 편차를 줄이고, 실투로 인한 피홈런이 많은 점 등을 보완하면 내년 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로의 발전도 기대할 만하다.

만일 라일리가 내년 시즌에도 200탈삼진을 넘긴다면, 의미 있는 업적을 남길 수 있다.

역대 KBO리그에서 단일 시즌 200탈삼진은 올해까지 20차례 있었는데, 2년 연속 200탈삼진 기록 보유자는 단 한 번도 없다.

2회 이상 기록한 선동열(1986, 1988, 1991년), 최동원(1984, 1986년), 류현진(2006, 2012년)도 2시즌 연속 200탈삼진을 넘기진 못했다. 외인 중에선 단일 시즌 200탈삼진을 2회 이상 기록한 사례도 없다.

200탈삼진은 기본 이상의 성적을 담보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라일리가 내년 시즌에도 200탈삼진을 넘기며 활약한다면, 내년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은 훨씬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