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8위' 추락에 박찬호·최형우 놓친 KIA, 내년 시즌 어쩌려고
2024년 통합 우승 후 FA로만 4명 출혈…"오버페이는 없다"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은 잔류…"조상우도 잡는다"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2024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KIA 타이거즈가 1년 새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이미 2025시즌 8위로 수직하강해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구겼는데, 시즌 후 자팀 FA도 연달아 놓치면서 전력이 더욱 약화하고 있다.
지난 3일 FA 타자 최형우(42)가 삼성 라이온즈와 2년 최대 26억 원에 계약했다.
삼성 팬들에겐 반가운 소식이지만, KIA로선 속이 쓰리다. KIA는 이미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에 빼앗겼는데, 올해 팀 내 최고 타자로 활약한 최형우마저 내줬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KIA는 '축제' 분위기였다.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고, 이상적인 신구조화를 이뤄 향후 몇 년간 강팀으로 군림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압도적인 1강이라는 평가로 시작한 2025시즌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8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전력 유출도 끊이지 않고 있다. KIA는 작년 오프시즌 때 불펜투수 장현식을 LG 트윈스에 내줬고, 올해도 박찬호, 한승택(KT)에 이어 최형우까지 내줬다. FA로만 4명의 출혈이 있었다.
반면 FA 외부 영입은 전무했다. 트레이드로 불펜투수 조상우, 김시훈, 한재승 등을 영입했지만 기대에 미치는 활약은 아니었다.
KIA는 이번 FA 시장에서도 처음부터 외부 영입 계획은 없었다. 6명이나 되는 '집토끼'를 잡는데 주력한다는 생각이었는데, 현재까지 재계약에 성공한 건 좌완 불펜 이준영(3년 12억 원)이 유일했다.
특히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했던 박찬호와 최형우를 놓친 것은 치명적이다. 주전 유격수와 주력 타자가 살아지면서 1년 전 리그 최고였던 타선의 무게감이 확 떨어졌다.
박찬호의 경우 두산이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베팅하면서 쉽지 않았다고 하지만, 최형우를 삼성에 빼앗긴 것은 아쉬움이 더욱 크다.
삼성과의 계약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무렵 총액 30억 원이 넘는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막상 공식 발표된 금액은 26억 원이었다.
KIA는 "총액 기준으로는 삼성보다 많았다"고 항변하지만, 1년 활약을 보고 2년 차에 더 큰 보상을 약속한 '1+1년' 계약조건을 제시한 상황에서 베테랑 최형우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웠다.
KIA의 기조는 분명하다. 다소 과열된 시장에서 오버페이를 하며 영입에 열을 올리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박찬호를 내준 것도, 최형우에게 끝내 2년 보장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것도 모두 '리스크 최소화'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오버페이'를 해서라도 잡겠다는 구단이 있는 한 KIA가 영입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전력 보강은커녕 전력이 약화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아직 FA 시장이 닫히진 않았지만, KIA는 여전히 외부 영입보다는 남아있는 '집토끼'와의 협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IA는 4일 양현종과 '2+1년 총액 45억 원'에 계약하며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노장이지만 팀을 상징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투수였다.
조상우 역시 2025시즌 활약이 미진했으나 KIA엔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시즌을 앞두고 신인 지명권과 현금까지 내주며 영입한 투수인만큼, 이번만큼은 허무하게 내주지 않겠다는 각오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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