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맨' 박찬호 "환골탈태 내 야구 인생처럼 '허슬두' 우승이 목표"

4년 총액 80억원 FA 계약…"로망 이뤘다"
FA 1년 차 부담? "늘 겪어왔고, 충분히 이겨낼 것"

FA로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2025.11.23/뉴스1 ⓒ News1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발표 후 5일이 지났지만, 박찬호(두산 베어스)는 여전히 "이적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만큼 계약 후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갔다는 의미다.

박찬호는 "첫 이틀은 축하한다는 지인들의 연락에 답장했고, 그 다음에는 서울에서 살 집을 알아보느라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폭풍 같은 5일을 지낸 박찬호는 23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의 팬 페스티벌 '곰들의 모임' 행사에서 이적 후 처음으로 두산 팬들과 만났다.

박찬호는 "사실 야구로 먼저 팬들께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오자마자 구단 행사가 있어서 살짝 부담스러웠다. 최대한 즐기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번 FA 시장에서 강백호(한화 이글스)와 함께 '최대어'로 꼽힌 박찬호는 4년 총액 80억 원(계약금 50억 원·연봉 총 28억 원·인센티브 2억 원)에 '1호 FA'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18일 유격수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원(계약금 50억원·연봉 총 28억원·인센티브 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포즈를 취한 두산 박찬호.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1.18/뉴스1

박찬호는 두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두산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어릴 적 로망이었던 두산에서 뛰고 싶었다. 야구를 시작하면서 두산에 빠졌고,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 선배님들을 보면서 꿈을 키웠다"고 답했다.

두산엔 전도유망한 내야수들이 많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두산 구단은 박찬호가 내야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박찬호는 "(같이 뛸 생각에) 설렌다. 두산의 젊은 선수들은 나와 비교하기에 민망할 만큼 수준이 높다. 나는 그때는 (기량적으로) 떨어지는 선수였다. 지금 선수들은 나중에 저보다 더 잘할 가능성이 너무 크다"며 젊은 내야진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대형 FA 선수들이 겪는 것처럼, 박찬호도 내년 시즌부터 많은 주목 속에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부담될 수 있지만, 박찬호는 "그런 건 (KIA 시절부터) 늘 겪어왔다. 더 이상 이겨내지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21일 오후 경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 KIA 박찬호가 3회초 1사 3루 상황 김도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득점에 성공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5.5.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FA 계약 후 자신의 SNS에 친정팀 KIA 타이거즈 팬들을 향한 절절한 장문의 편지를 쓰기도 했던 박찬호는 다시금 KIA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박찬호는 "글을 다 쓰는 데 3일이 걸렸다. 계약이 거의 확정된 상황에서 시간이 있을 때 적었는데, 쓸 때마다 눈물이 나왔다.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나중에 챔피언스필드에서 타석에 섰을 때 박수를 보내주시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감사했고, 과분한 사랑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항상 가슴속에 새기고 선수 생활을 하겠다. KIA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팀이다. 이제 두산을 위해 최선을 다할 테니, 지난 감정들에 대해 두산 팬분들도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동료'가 된 KIA 선수들도 박찬호에게 저마다 작별 인사를 건넸다. 특히 양현종이 보낸 장문의 메시지가 박찬호의 심금을 울렸다.

박찬호는 "'신인 때부터 빼빼 마른 선수가 의욕만 앞섰던 게 엊그제 같은데'로 시작하는데 지금은 더 못 읽겠다. 마음이 좀 그렇다. 현종이 형이 선발 때 타석에 들어서면 찡할 것 같다. 최대한 멀쩡한 모습으로 상대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KIA에서 등번호 1번을 달았던 박찬호는 두산에서는 7번을 달고 뛴다.

박찬호는 두산에서 1번을 달고 있는 박치국이 내년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1번 대신 7번을 달고 있는 이교훈에게 등번호를 양보받았다.

이교훈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하기로 한 박찬호는 "금액은 300만 원 초반까지"라며 웃었다.

박찬호의 목표는 딱 하나, '우승'이다.

그는 "내 야구 인생은 '인생역전', '환골탈태'로 표현된다"면서 "목표는 우승밖에 없다. '허슬두'를 되찾기 위해 앞장서서 열심히 해보겠다. 올해 9등 했지만 내년에 우승을 못할 것도 없다. 어린 선수들의 활약을 봤을 때 미래가 밝다. 갈수록 더 강한 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