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 연봉 15억 포기…홍건희 옵트아웃, '신의 한 수' 될까
2년 선수옵션 실행하지 않고 옵트아웃 선언
보상 규정 없는 건 메리트…부상 회복 증명이 관건
- 서장원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잔여 연봉 15억 원을 포기하고 다시 시장에 나온 홍건희(33)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 구단은 지난 17일 저녁 "홍건희 선수 측이 옵트아웃을 발동하겠다고 구단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홍건희는 지난 2024년 1월 두산과 2+2년 최대 24억5000만 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다.
최초 2년 동안 인센티브 포함 최대 9억5000만 원을 받고, 나머지 2년은 선수의 선택에 따라 계약이 연장되는 조건이었다. 홍건희가 잔류를 선택하면 2년 15억 원의 계약이 실행되는 것.
그러나 홍건희의 선택은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옵트아웃'이었다. 2년 15억 원의 계약을 포기한 그는 자유계약 신분이 돼 다시 한번 시장의 선택을 받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예상치 못한 결정이다. 최근 성적이 좋아 자신의 가치를 재평가받기 위함이라면 납득이 가지만, 홍건희는 올해 팔꿈치 부상 여파로 1군에서 20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했다. 성적도 2승1패, 평균자책점 6.19로 부진했다. 단 16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홍건희가 옵트아웃을 선언한 건 기존 계약 조건인 2년 15억 원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구단과 불화가 있는 게 아닌 이상 굳이 시장에 나와 손해를 볼 필요가 없다.
현재 KBO리그 구단 중에서는 불펜 보강을 노리는 팀이 여럿 있다. 아직 대어급 선수들의 계약이 발표되지 않아 조용하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검증된 불펜 투수들이 대한 관심도 크다.
특히 올해 한화 이글스의 정규시즌 2위와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탠 왼손 불펜 김범수, 선발과 불펜 경험이 풍부한 전천후 강속구 투수 이영하 등이 '대박 계약'을 꿈꾸고 있다.
홍건희의 기량이 시장에 나온 불펜 투수들을 뛰어넘는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만이 갖고 있는 가장 큰 메리트가 있다. 바로 보상 규정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홍건희는 FA가 아닌 자유계약 신분이다. 규약상 자유계약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원소속팀에 보상 선수 또는 보상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구단 입장에서는 선수 영입으로 인한 부담이 확 줄어들기에 적극적으로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
계약 조건상 홍건희는 원소속팀 두산을 제외한 9개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두산과 재결합은 불가능하다.
홍건희 입장에서는 구단에 어필하기 위해 자기 몸 상태가 건강하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후반기엔 꾸준히 경기에 나섰지만,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 부상 위험을 털어내고 풀시즌을 소화할 준비가 됐다는 걸 어필해야 자신이 바라는 '더 나은 조건'에 계약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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