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선발' 왕옌청 가세…한화, 내년 선발 경쟁 더 치열해진다

내구성, 구종 등 선발 투수 덕목 고평가
엄상백, 정우주 등과 5선발 경쟁 전망

한화 이글스 아시아쿼터 선수 왕옌청.(한화 이글스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 수 있는 선수라 기대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은 내년 시즌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대만 국적의 왼손 투수 왕옌청(24)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 팀 선발진에 좌완이 류현진 한 명뿐이라 왕옌청의 가세로 좌우 밸런스도 맞출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런 발언들로 미루어 볼 때 한화 프런트는 왕옌청을 선발 자원으로 보고 영입했다고 볼 수 있다.

손 단장의 평가대로 현장에서도 왕옌청을 선발 자원으로 분류하면, 내년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합이 펼쳐질 전망이다.

왕옌청은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애지중지 키운 투수다. 지난 2019년 라쿠텐과 국제 육성 계약을 맺고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6년 동안 1군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2군에서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2군 무대인 이스턴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면서 22경기에서 116이닝을 던지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26, 탈삼진 84개의 준수한 성적을 냈다. 이스턴리그 다승 2위, 평균자책점 3위를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 2월 해외 스카우트 전원이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왕옌청을 지켜봤다. 손 단장도 세 차례 실전을 참관하며 왕옌청이 팀에 도움이 될 투수라는 확신을 얻었다. 복수 구단과 경쟁이 붙었지만, 끈질긴 설득 작업 끝에 영입전의 최종 승자가 됐다.

구단은 왕옌청의 선발로서 덕목을 높이 평가했다. 풀타임 선발 경험에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는 젊은 나이, 투구수 100구가 넘어도 꾸준히 구속을 유지하는 내구성 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최고 154㎞에 육박하는 강속구 뿐 아니라 슬라이더에 체인지업과 커브,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긴 이닝을 책임져야하는 선발 투수라면 경쟁력이 더 올라간다.

한화는 내년 시즌에도 변수가 없다면 외국인 선수 두 명에 류현진, 문동주가 1~4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남은 건 5선발인데, 구단의 기대라면 왕옌청도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27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엄상백이 7회초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5.9.2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기존 선수 중에서는 지난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한 엄상백과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루키 정우주가 잠재적 5선발 자원이다.

당초 5선발로 2025시즌을 출발한 엄상백은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뒤 시즌을 마쳤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절치부심해 명예회복을 노린다.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서는 것이 목표인 정우주도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데뷔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태극마크까지 단 정우주의 성장세라면 당장 내년 시즌부터 선발로 뛰어도 이상하지 않다.

여기에 왕옌청까지 가세하면서 뜨거워질 내년 시즌 선발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라쿠텐에서 뛴 코디 폰세를 영입해 대박을 터트린 것처럼, 한화는 다시 한번 '라쿠텐산' 투수로 연타석 홈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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