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주, 국가대표 데뷔전 무실점…"위기 상황, 긴장돼서 더 좋아"
체코와 2차전, 1⅓이닝 3K…데일리 MVP 선정
"피치클록 적응 문제없어…일본전도 좋은 결과 기대"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아기 독수리' 오른손 투수 정우주(19·한화 이글스)가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역전 위기를 막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우주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체코와 '2025 네이버 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에서 네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11-1 대승을 견인했다.
한국의 완승으로 끝난 경기였지만, 딱 한 번 위기가 찾아왔다.
한국이 2-0으로 앞선 5회말, 구원 등판한 김서현이 난조를 보이며 한 점을 헌납했다. 위기는 2사 1, 3루로 이어졌고 장타 한 방이면 뒤집힐 수 있었다.
류지현 감독은 21개의 공을 던진 김서현을 바꾸고, 정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올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던 '루키' 정우주의 국가대표 첫 등판이었다.
떨리는 긴장할 법도 했지만, 정우주는 배짱 두둑한 투구를 펼쳤다. 에스칼라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3연속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아냈다.
6회말에도 마운드를 지킨 정우주는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이닝을 끝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정우주의 활약으로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고 6회초에 4점, 9회초에 5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정우주는 2차전 데일리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상금 100만 원을 받았다.
직접 데일리 MVP를 선정한 류지현 감독은 "신인 투수가 국가대표 데뷔전, 그것도 1점 차로 쫓긴 득점권 상황에서 잘 던지는 게 쉽지 않다"며 "오늘 경기 호투를 통해 한 뼘 더 성장했을 것"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정우주는 "(이닝 중간에 출격 명령을 받았지만)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건 아니다. 충분히 몸을 풀었다"며 "위기 상황이 오히려 긴장돼서 좋은 투구를 펼치는 데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게 찾아온 기회를 꼭 잡고 싶다. 운도 좋았던 것 같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KBO리그보다 더 빠른 템포로 투구해야 하는 '피치클록'이 변수다.
KBO리그는 주자가 없을 때 20초, 주자가 있을 때 25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평가전과 WBC는 메이저리그(MLB) 규정을 적용해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야구대표팀은 11월 평가전에서 WBC 규정을 적용해 치른다.
정우주는 바뀐 피치클록 적응에 어려움을 없었다고 했다. 그는 "KBO리그보다 피치클록이 짧아 빠른 템포로 타자와 대결해야 한다. 그런 게 내 리듬을 찾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체코와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마친 부분에 대해서는 "좋은 분위기로 일본으로 건너갈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형들도 실전 감각이 올라온 것 같아 일본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 같은 기대감이 커진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국은 내년 3월 5일 체코와 2026 WBC 첫 경기를 치른다. 정우주는 "체코 타자들이 힘이 있어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 또 체코만의 분위기에 휩쓸러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며 "우리만의 야구를 펼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정우주의 소속팀 동료인 문현빈은 6번 타자로 나가 5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문현빈은 "팀도 승리하고 부상도 없이 체코와 평가전을 마쳐서 좋다"며 "(한국시리즈까지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다. 오히려 감각적인 부분은 훨씬 좋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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