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더 움직여!"…두산, 마무리 캠프서 수비 강화 지옥 훈련

일명 '디펜스 데이'…박지훈·박계범·오명진 차례로 소화
오명진 "힘들지만 성취감 확실…내년 최소 실책 목표"

마무리 캠프를 지휘중인 두산 김원형 감독.(두산 베어스 제공)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김원형 감독 체제로 새출발하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마무리 캠프에서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를 소화 중인 두산 선수단은 이달 3일 두 번째 턴부터 김 감독의 제안으로 '디펜스 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디펜스 데이'는 매일 내야수 한 명씩 오후 훈련 열외 후 보조구장 3루 베이스 근처에서 펑고(Fungo)만 받는 훈련이다. 야구공 약 300개가 들어있는 박스를 모두 비워야 훈련이 종료된다.

홍원기 두산 수석코치와 서예일 퓨처스팀 수비코치가 훈련을 주도하는 가운데, 김 감독도 매일 보조구장에서 선수들을 독려한다.

김 감독은 야수가 선상 쪽 깊은 타구를 놓쳤을 때는 "실전이라면 선상 수비를 지시하지 않은 수비코치 미스"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쉬운 실수에는 "한 발 더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수석코치는 "힘들다고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안 된다"는 우수갯소리로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줬다.

선수들은 연이은 강습 타구에 악을 내지르면서도 "이제부터 안 놓친다" "하나도 못 지나간다" "내일도 시켜달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펑고 훈련을 진행 중인 두산 선수들.(두산 베어스 제공)

5일까지 박지훈, 박계범, 오명진이 디펜스 데이를 소화했다.

서예일 수비코치는 "매일 한두 박스씩 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른 템포로 펑고를 받으며 힘이 빠지면, 자연스레 힘을 뺀 채 글러브 핸들링을 하는 게 익숙해진다"면서 "어려운 타구를 보면 감각 훈련에도 도움이 되고, 타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은 "5분 만에 다리가 안 움직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등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뭉쳤으나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며 "1시간 넘는 펑고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독려해 주신 서예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박계범은 "무의식중에 핸들링하는 것들이 실전에서 도움 될 때가 많다"며 "몸은 힘들지만, 노란 박스가 텅 빈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오명진은 "정말 힘들지만, 성취감이 확실하다. 어떤 타구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힘 빼고 타구를 쫓게 되는 동시에 슬라이딩도 원 없이 연습한 느낌이다. 내년 목표는 최소 실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펑고 훈련을 진행한 홍원기 수석코치(왼쪽).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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