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문 "WS 우승 순간 김혜성이 그라운드에 있어 자랑스러워"

WS 7차전 대수비 출전…"베츠가 김혜성에게 토스했어야"
송성문도 MLB 진출 타진…"기다림의 과정 계속될 뿐"

야구 국가대표팀 송성문. ⓒ News1

(고양=뉴스1) 권혁준 기자 =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 절친한 후배 김혜성(26·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비록 우승의 순간을 함께 하진 못했어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후배를 마음 깊이 축하해 준 그였다.

송성문은 3일 경기 고양시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날(2일) 끝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대해 이야기했다.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맞붙은 월드시리즈는 최종 7차전, 연장 11회 승부 끝에 다저스가 5-4로 승리해 왕좌에 올랐다.

다저스의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6차전까지 한 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혜성은 마지막 순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윌 스미스가 11회초 솔로홈런을 때려 5-4가 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2루 대수비로 투입했다.

김혜성이 직접 나설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1사 1루에서 알레얀드로 커크의 내야 땅볼이 유격수 무키 베츠로 향했고, 베츠는 공을 잡아 직접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던져 '끝내기 병살'을 완성했다.

송성문은 "어제 갑자기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경기를 라이브로 보진 못했다"면서 "그래도 다저스가 우승했다길래 (김)혜성이에게 연락해 축하 인사했다. 우승 못했으면 눈치 보여서 연락도 못 할 뻔했다"고 했다.

마지막 병살타 상황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송성문은 "무키 베츠 선수가 직접 베이스를 밟는 게 아니라 토스해 줬어야 했다. 그래야 혜성이가 1루로 던져서 아웃시킬 수 있었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오랫동안 한 팀에서 뛴 사이인 만큼 격의 없는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직후 김혜성(왼쪽)이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기뻐하는 모습. ⓒ AFP=뉴스1

송성문은 "다저스가 2승3패로 몰려있을 때 혜성이에게 연락했다. 벼랑 끝에 몰렸으니, 감독님께 경기 한 번 내보내달라고 하라고 했다"면서 "그런데 다음날 보니 감독님이랑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이어 "계속 경기에 못 나가는 게 마음에 걸렸는데, 그래도 마지막 순간 그라운드에 었었다"면서 "그 자체로 자랑스럽고 대단하다. 나도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후배의 업적을 자랑스러워하는 송성문 본인도, 그 뒤를 이을 수 있다. 송성문은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타진한다.

송성문은 이에 대해 "아직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기다림의 과정이 계속될 뿐"이라며 "빅리그에 진출했을 때 WBC 출전 여부도 지금 시점에선 섣부르게 말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먼저 가본 선수들에게 들어보면, 경험하고 실패도 하면서 적응한다고 하더라"면서 "일단은 올해 야구하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갈고 닦는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