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통합 우승 2회…'염갈량' 염경엽, 명장 반열에 성큼[LG 우승]
2023년 이어 정상 탈환…2회 우승 이룬 첫 LG 사령탑
신구조화에 플랜B까지 완벽…'최고 대우' 재계약 유력
- 권혁준 기자
(대전=뉴스1) 권혁준 기자 =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LG 트윈스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이 계약 기간 3년 내 2번의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오랫동안 그를 수식했던 '염갈량'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성과를 낸 그는 '명장' 대열에 성큼 다가섰다.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4승1패가 된 LG는 2023년에 이어 2년 만에 또 한 번 통합 우승의 환희를 누렸다.
지난 2023 시즌을 앞두고 LG 사령탑으로 취임한 염경엽 감독은, 또 한 번 '우승 감독'에 등극했다.
염 감독은 2013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감독으로 부임, 팀을 매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다소 부족한 전력 속 팀을 우승으로까지 이끌진 못했고 2016년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7~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단장으로 취임해 2018년 '업셋 우승'의 희열을 느꼈지만, 감독으로서의 미련이 남아있었다. 이후 2019년 자신이 직접 감독직에 올랐지만 그해 플레이오프 탈락, 2020년엔 포스트시즌 탈락을 맛보며 자진 사퇴했다.
2년의 야인 생활을 거친 염 감독은 2023년 LG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우승 경험이 없는 '우승 청부사'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그해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LG와 염 감독 본인의 한풀이에 성공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은 지난해엔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 어려움을 겪으며 정규시즌 3위, 플레이오프 탈락으로 마감했다. 그리고 LG와의 계약 마지막 해인 염 감독은 올 시즌을 절치부심 준비했다.
원래도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염 감독이지만, 지난해의 아쉬움을 털기 위해 올 시즌은 더욱 철저하게 준비했다.
지난해 손주영을 발굴한 데 이어 올해는 송승기를 선발투수로 준비해 완벽하게 성공시켰고, 구본혁을 주전급 내야수로 자리 잡게 했다.
노쇠화 기미가 보이던 필승조에도 빠른 공을 가진 루키 김영우를 배치해 메웠고, 마무리 유영찬의 초반 공백에 대비해 장현식, 박명근 등을 준비했다.
이같은 준비는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LG는 리드오프 홍창기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5개월 가까이 빠졌음에도 박관우, 최원영 등으로 채웠고, 구본혁은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약했다.
송승기도 5선발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중간중간 외인의 부상 공백에도 전력에 빈 틈이 없었다.
베테랑을 중용하며 기존의 우승 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한편, 신구조화로 미래까지 대비했다. '결과론'으로 치부하기엔 치밀하기까지 한 준비성이 돋보였고 그 중심에 염 감독이 있었다.
염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김응용(10회), 강병철(2회), 김인식(2회), 김재박(4회), 선동열(2회), 김성근(3회), 류중일(4회), 김태형(3회)에 이어 역대 9번째로 2번의 KS 우승을 경험한 감독이 됐다.
LG 감독으로 2번 이상의 KS 우승을 달성한 건 염 감독이 처음이다. LG는 염 감독 이전까지 백인천, 이광환 감독이 각각 한 차례씩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3년간 2번의 통합 우승이라는 최상의 결과를 낸 염 감독은 재계약 전망도 매우 밝아졌다. LG 입장에서도 '우승 감독'을 내칠 이유가 전혀 없고, 염 감독도 "LG가 아니면 쉬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LG는 KS가 끝나는 대로 염 감독의 재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앞선 3년 최대 21억 원은 물론, 현역 최고 대우인 이범호 KIA 타이거즈의 3년 최대 26억 원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2023년 우승 이후 '왕조 건설'에 대한 꿈을 내비쳤던 염 감독은, '2연패'는 아니지만 2번째 통합 우승을 일구며 자신의 목표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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