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장 된 김경문 감독 "선수들 고맙다"[KS3]

LG에 7-3 역전승…시리즈 전적 2패 뒤 1승 반격
김서현 반등에 흐뭇…"4차전도 준비, 잘 던질 것"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한화가 승리하며 김경문 감독이 김서현을 맞이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대전=뉴스1) 이상철 서장원 기자 = 극적인 뒤집기로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 승리를 따낸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이 지휘하는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KS 3차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잠실에서 치러졌던 1~2차전을 모두 패했던 한화는 8회초까지 1-3으로 밀리며 3연패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8회말 놀라운 역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한화는 그동안 철벽을 자랑하던 LG 불펜을 두들겨 무려 6점을 뽑았다.

문현빈의 적시타와 황명묵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심우준이 2타점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최재훈도 2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첫 승리를 보여드려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화와 김 감독 모두 의미 있는 승리였다.

한화가 KS 무대에서 승리한 건 2006년 10월 23일 KS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6-2로 꺾은 이후 6946일 만이다.

또한 김 감독도 두산 베어스 사령탑이었던 2008년 KS 1차전에서 SK 와이번스를 5-2로 누른 뒤 6212일 만에 KS 무대 승장이 됐다. 아울러 김 감독은 KS 홈 12연패를 끊고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8회말 한화 2사 만루 상황에서 심우준의 역전 안타로 득점하며 김경문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김 감독은 "팬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승리였다"며 "시리즈 첫 홈 경기에서 승리해 선수들도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내일 4차전에서 편안하게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한국시리즈에서는 승리가 (별로) 없었는데, 선수들에게 고맙다. 언제 이겼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한화의 대타 작전이 성공했다.

답답한 공격을 펼치던 한화는 8회말 적극적으로 대타 카드를 꺼냈다. 선두 타자 이도윤 대신 타석에 선 김태연이 2루타로 포문을 잘 열었다.

또한 2-3으로 추격하던 2사 만루에서 이원석 대신 들어간 황영묵이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동점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7회까지 벤치 사인이 잘 안 풀려서 아주 답답했다. 8회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승리하게 돼 기분 좋다"고 말했다.

빗맞은 안타가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도 했다. 이에 김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것보다 행운의 안타가 더더욱 큰 힘이 됐다. 김태연과 심우준의 빗맞은 안타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행운이 우리에게 왔다"고 기뻐했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한화 김서현이 LG에 7대3 역전승을 거둔 뒤 최재훈과 악수하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날 내용 중 김서현의 호투도 빼놓을 수 없다. 부진을 거듭했던 김서현은 8회초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김 감독은 "내 경험상 선수는 자신감의 차이가 결과를 가른다. 오늘 결과로 (김)서현이는 다시 잘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늘 25구를 던졌지만) 좋은 흐름으로 3차전을 마쳤기 때문에 내일 4차전에도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한화는 2회말 1사 1, 2루에서 이도윤의 높이 뜬 타구 때 LG 유격수 오지환의 재치 있는 수비로 더블플레이를 당했다.

당시 김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와 심판에게 "왜 인필드플레이를 선언하지 않느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김 감독은 "(항의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영상을 다시 봤더니 타구가 떨어진 지점이 심판도 인필드플레이를 결정하기 애매한 위치였다. 오지환이 수비를 잘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rok1954@news1.kr